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상과 혼란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벌어진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과 고용노동부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혼선, 검찰총장 공석 등 세가지를 국정 난맥 사례로 꼽으며 “과거 정부의 초기 운영 과정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매우 충격적인 일들이 자꾸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대해 “한 나라의 대통령이 정부 안에서 국기 문란이 발생했다고 규정하고도 세부적인 내용 조사도 안 하고 공개도 안 하는 모습이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국회에서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에 대해 “아주 중대한
국기 문란, 아니면 어이없는, 공무원으로 할 수 없는 과오”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진상 규명 등 후속 조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우 위원장은 또 고용노동부가 주 12시간으로 규정된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월 단위로 바꿔 한주에 최대 92시간까지 노동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 뒤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이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장관의 발표가 공식 입장이 아니면 누구의 발표가 공식 입장이냐”라고 지적했다. 검찰총장 장기 공석 상황에 대해서도 “한동훈 사단을 전부 검찰에 전진 배치해놓은 다음에 바지사장으로 검찰총장을 앉히겠다는 의혹이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우 위원장은 “이 문제들을 종합해볼 때 대통령 집무실 내 보고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본다”며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책발표 내용은 청와대와 상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치안감 인사도 행안부 담당자들과 상의됐던 것이고 일부 내용은 청와대(대통령실)에도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취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당에 가서도 정책내용을 상의했다는데, 그러면 당·정·청(대통령실) 협의 시스템이 무력화된 것 아니냐”며 “여당 대표는 보고를 들었는데 대통령은 모를 수 있느냐. 이런 시스템이 도대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도어스테핑에서 진행되는 대통령의 언어가 거칠고 단정적인 것도 우려스럽다”며 “국가 혼란의 문제로 비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국회 원 구성과 관련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을 조건으로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양보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벌어지는 국정 난맥상에 대해 야당의 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국회를 무대로 싸우자는 의견이 워크숍에서 대다수 의견으로 취합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야당이 일부 양보 의사를 피력했는데 여당이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발로 걷어차는 모습을 보면, 민생을 챙기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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