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세연 ‘성상납·증거인멸교사’ 의혹 제기 가세연 신뢰도 낮아 사건실체 잘 안 다뤄져 이준석 “허위·증거인멸 나와 무관” 반박 윤리위 7월7일 소명 청취, 징계 여부 ‘촉각’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안건을 심의하는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2일 열렸습니다. 5시간 회의 끝에 두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첫째, 김철근 당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유는 “증거 인멸 의혹과 관련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정무실장은 이준석 대표를 대신해 ‘성상납 증거인멸’을 실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인물입니다. 둘째, 이 대표에게는 2주 뒤인 7월7일 윤리위 출석을 요청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소명을 청취한 뒤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기자 “이 대표에 대해서는 본인의 소명 절차만 남은 건가요?”
이양희 “청취를 하는 절차죠. 출석해서 하는 그 절차를 일단 하고. 징계를 할지 안 할지도 소명을 다 들어봐야 되겠죠. 소명을 하지 않고 우리가 어떤 예단해서 징계를 하겠다고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건 아니니까요. 모든 윤리위 회의는 어떤 기준을 정해놓고 어떤 결정을 해놓고 하는 거는 아니잖아요.”(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6월22일 윤리위 회의 결과 발표)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이런 윤리위 결정을 두고는 사실상 이준석 대표 징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정무실장 징계를 개시하기로 한 것은 ‘성상납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 아니냐는 겁니다. 또 이 대표의 소명을 듣기로 한 것은 김 실장의 행동과 이 대표 사이의 연결 고리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해명 기회를 준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이런 기류를 읽어서일까요. 이 대표는 윤리위 발표 뒤 굳은 표정으로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저는 오늘 윤리위에 출석해서 제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로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아시듯 계속 대기하고 있었지만 저는 발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7월7일 소명할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지금 2주 뒤에 무엇이 달라는지가 궁금하고 (...) 뭐 저는 보도자료로 본 것 외에는 언론인들보다 많이 아는 게 없다, 이 사안에 대해. 따로 드릴 말이 없다.”
이번 사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입니다. 징계 여부 또는 수위에 따라 국민의힘 당권의 향방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잠시 뒤 대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먼저, 도대체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은 무엇이고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유튜버 채널이 아닌 신문과 방송 등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들은 이 대표 의혹 자체는 깊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왜 이 사안이 윤리위 심의 대상이 됐는지,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는지나 그에 따른 당권 다툼의 향배와 파장, 계파별 유불리 등이 초점이었죠.
두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봅니다. 첫째 의혹 자체의 진위를 가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가 처음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 사안의 정치적 파장이 실제로 그만큼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혹에 대한 당의 공식 징계 절차가 본격 궤도에 들어선 만큼, 의혹 자체에 대해 먼저 꼼꼼히 짚어보는 게 맞는 순서라고 봅니다. 크게 엇갈리는 양쪽의 주장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이른바 ‘성상납’ 의혹
현재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은 두 가지입니다. 이른바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과, 성상납을 받은 ‘증거의 인멸을 교사했다’는 의혹입니다. 이 가운데 윤리위가 심의 대상으로 삼은 의혹은 ‘증거인멸 교사’를 통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성상납’ 의혹에 대한 판단 없이 ‘증거인멸 교사’ 판단이 가능한가,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기자 “증거인멸 의혹 관련해서 이준석 대표는 항상 증거인멸에 대해서 논의하려면, 성상납이라는 실질적 행위를 인정하고, 혹은 그 의혹을 해소한 뒤에 얘기해야 한다는데, 그러면 윤리위에서는 성상납이라는 일이 발생했다고 판단하신 건가요?”
이양희 “저희는요, 수사기관이 아니잖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또 일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그리고 아마 여러분들이 기억하겠지만 12월달에는 그 의혹이 있을 때 우리가 불개시를 했습니다.”(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6월22일 윤리위 회의 결과 발표)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있다는 건데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렇다면 ‘성상납’ 의혹은 어떤 내용일까요. 가세연은 지난해 12월27일 ‘이 대표가 2013년 7월11일과 8월15일 두차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게 대전시 유성구의 한 호텔에서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근거 자료로는 대전지방검찰청 수사자료라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활동을 끝내고 정치평론 등 방송 활동을 하던 때입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가세연은 또 폭로 이틀 뒤 이 대표의 이 의혹에 대해 당 윤리위에 제소합니다. 그러나 윤리위는 앞에서 이양희 위원장이 말했듯이 이때는 심의를 하지 않겠다고 불개시 결정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성 상납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12월29일엔 가세연 멤버인 강용석, 김세의 두명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이미 그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작년 말에 제가 바로 이야기했다. 그 의혹 제기한 분들한테 법적 절차로 형사고소까지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제가 얘기를 해도 누군가는 또다시 얘기해라 이렇게 반복하는 입장이고, 지금 또 얘기하자면, 다 그런 의혹들 저는 부인하고 허위라고 이야기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그러나 가세연 쪽도 지속적으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8월15일 접대에 대해선 김성진 대표 외에도 장아무개 이사 등 2명이 이 대표와의 술자리에 동석했고, 접대와 숙박비로 130만원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이 대표가 룸살롱을 나와 길 건너 호텔로 들어가고 이후 룸살롱 접대원이 뒤를 따라 호텔로 이동하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영상을 공개하진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성의 한 호텔에서 묵은 사실은 이미 알려진 내용인데, 자신이 거길 들어가는 영상이 나온들 무슨 문제냐는 반박을 했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진행자 “그러니까 내용을 보니까 대전에 있는 유성관광호텔, 거기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라는데 호텔은 다른 일로도 갈 수 있는 거 아닌가요? 혹시 그때 갔던 기억이 있으십니까?”
이준석 “그때 제가 거기 숙박했다는 건 이미 이야기했는데 그것과 그게 무슨 상관인지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단순히 무슨 CCTV를 공개한다는지 모르겠습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월21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실제, 두 사람이 같이 움직인 것도 아닌 영상이 직접 증거가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가세연 쪽은 장아무개 이사가 이 대표를 호텔로 안내한 뒤 다시 룸살롱에서 접대원을 데리고 호텔로 들어갔다며 연관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장 이사가 이준석 대표의 변호사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한 것을 보면, 장 이사가 ‘성매매 알선’을 언급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도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8월15일 김 대표와 이 대표가 만나기로 한 내용이 담긴 김 대표의 일정표를 공개했습니다. ‘미팅-대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 이준석 위원(대전)-대표’ 등이 기재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수감 중인 김성진 대표가 자신과 접견에서 ‘이준석 대표의 거짓말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표가 ‘이준석 대표에게 여러 지원과 접대, 혜택만 준 자신에게 마치 믿을 수 없는 사기 피의자이며 자기는 잘 모른다는 식의 말을 언론에 대고 떠드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민, 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하여 사실관계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했다”고도 했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김 변호사는 윤리위가 열린 22일에도 오후 7시께 국회 본청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 쪽이 김 대표를 회유·협박했다는 주장도 했는데요. 이 부분은 잠시 뒤 살펴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최소한 2013년 8월15일 이 대표에게 접대와 숙박 제공이 이뤄진 정황은 분명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접대에 이른바 ‘성접대’가 포함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입니다. 다만 ‘알선수재’ ‘성매매처벌법 위반’ 등은 공소시효가 7년이어서 설사 사실로 밝혀져도 이 자체로 처벌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소시효를 떠나 이준석이라는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이 ‘성접대’를 포함한 접대를 받은 것이 사실인지 여부는 명확히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준석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다만 설사 그냥 향응과 숙박을 제공받은 것이라 해도 당시 20대 젊은 정치 신인이 130만원에 이르는 거나한 접대를 받은 것이라면, 이 또한 부적절한 행위였다는 정치적, 도덕적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증거인멸 교사’ 의혹
‘교사’는 남을 꾀거나 부추겨서 나쁜 짓을 하게 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윤리위가 공식 심의 대상으로 삼은 의혹은 이 대표가 김철근 정무실장을 시켜 향응 자리에 동석했던 장아무개 이사에게 7억원의 투자유치 각서를 써주고 ‘성접대’ 증거를 인멸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안 역시 가세연이 지난 3월30일 제기한 의혹입니다. 가세연은 이후 관련 통화 내용이 담긴 이 대표와 장 이사, 김 실장과 장 이사 사이 녹취를 잇달아 유튜브에 올리며 폭로를 이어갔습니다. 또 4월21일 윤리위도 녹취록과 각서 등에 기반해 이 대표 징계 심의에 들어가겠다고 결정을 내립니다.
일단 김 실장이 이 대표 뜻에 따라 지난해 12월27일 가세연의 첫 ‘성접대’ 폭로 직후 대전에 내려가 장 대표를 만난 것은 이 대표와 김 실장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김 실장이 2주 뒤인 1월10일 다시 대전에 내려가 장 이사에게 한 병원 투자 명목으로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주겠다’는 각서를 쓴 것도 사실입니다.
가세연은 두 사실을 근거로 이 대표 지시로 김 실장이 장 이사에게 ‘성접대를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받고 투자 각서를 써준 ‘부당 거래’가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이 대표는 두 가지 사실은 서로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첫째, 김 실장을 12월27일에 내려보낸 건 장 이사가 먼저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김철근 실장한테 가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가서 들어보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분(장 이사)이 ‘그 유튜브 방송에 나온 내용이 너무 허위니까 자기가 증언해 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이런 거다. 저한테 이제 계속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왜 그 사람한테 전화를 했냐, 뭐 이런 거다. 그런데 뒤집어말하면, 이거다. 그분이 먼저 연락했어, 저한테. 제가 먼저 연락 안 했다. 그럼 제가 연락 오는 거 받는 게 무슨 문제겠나.”(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왜 새벽 1시에 김 실장이 대전으로 내려가도록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준석 “내용이 다 틀리다고 하면서 그것에 대해 가지고 자기가 할 말 있다고 그래서. 그러면 제가 그때, 대선 한복판 아니냐. 제가 무슨, 그분이 대전에 사신다고 하는데 대전까지 제가 왔다 갔다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제가 김철근 실장한테 개인적으로 부탁한 것이다.”
진행자 “시간이 새벽 1시여서.”
이준석 “김철근 실장도 이제 저랑 계속 일정이 있잖나. 정무실장이다 보니까. 그래서 시간이 남는 시간에 보고 와야 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 아침 일찍 돌아와서 다시 업무로 복귀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일정으로 갔다 왔을 거라 생각한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둘째, 김 실장이 투자유치 각서를 써준 것은 자신과 무관한 일로, 알지도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한번 들어보시라 해서 갔다 온 거고, 그 다음에 15일 이상 격차를 두고 각서 이런 게 있었던 것이고. 저는 여기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다. 선거 과정 중에도 그렇고. 그러니까 이건 완전 독립된 건인데, 이걸 엮어 가지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것 때문에 이게 있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는 것인데. 지금쯤이면 윤리위도 다 알 거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6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각서를 써준 당사자인 김 실장은 투자유치 각서와 관련해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진행자 “7억원을 (만난 사람에게) 주기로 한 것은 맞나?”
김철근 “돈을 주기로 한 것은 아니다. 투자 유치인데, 제가 오히려 거꾸로 각서를 받았어야 된다. 월 700만원의 이자를 주겠다고 했다. 3년 기간 내에 하는 거기 때문에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그래서 당연히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는 게 좋은….”
진행자 “왜 이준석 대표의 특보인 김철근 실장이 거기에다 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느냐, 뭔가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상식이지 않나?”
김철근 “그럴 수도 있지만 엄중한 대통령 선거 기간이었기 때문에 이런 가세연 같은 방송 내용이 정규 방송이나 언론이 받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게 더 컸기 때문에, 당 대표의 그런 문제들이 언론에 나간다고 했을 때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시간이 지난 다음에 선거 끝나고 그러면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무슨 증거가 있어야 증거를 인멸하죠.”
진행자 “7억은 누구 돈으로 주기로 했나?”
김철근 “제가 아는 지인들을 소개해주겠다는 취지다.”(김철근 국민의힘 정무실장, 6월13일 KBC ‘백운기의 시사1번지’)
증거인멸을 위해 투자유치 각서를 써 준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추가 해명을 내놨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문제된 각서를 쓴 때는 장 이사와 두 번째 만난 때고, 장 이사가 해당 병원(○○○ 의원)을 약속 장소로 정한 뒤 별도로 구체적인 매출액, 손님 수 등을 언급하면서 ○○○ 의원의 영업이 잘 되고, 의사라 담보도 확실하다면서 ○○○ 원장을 인사까지 시켜주면서, 월 1부 이자라는 큰 이익을 약속했기 때문에 그렇게 잘되는 병원이라면 지인들에게 투자 권유를 할 수는 있겠다, 투자 유치 정도는 알아봐 주겠다는 취지로 각서를 써준 것이다. 즉 각서는 선거 및 당 대표와는 전혀 무관하게 작성된 것이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말끔히 이해가 되시나요.
한편, 장 이사와 별개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쪽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인도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 측의 협박·회유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 대표 쪽이) 가석방에 힘을 써주겠다고 했다. 수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성상납 자체를 모른다는 서신을 써주면 윤리위에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이 의혹 또한 분명히 규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윤리위가 종합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윤핵관’의 이준석 축출용? 정치적 후폭풍 예고
윤리위의 이 대표 의혹 심의를 놓고는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9년 전 사건이 끄집어내지고 당 대표 윤리위 회부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은 이 대표를 몰아내기 위한 ‘윤핵관’ 세력의 의사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들과 빈번히 충돌하며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잇따라 승리한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당 주도권을 쥐려는 윤핵관 세력에 의해 ‘토사구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거기에 ‘성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은 이준석 축출을 위한 명분이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이준석 대표가 마음에 안 들어, 윤핵관이 윤리위를 통해서 어느 정도 경고해줘야 되지 않을까, 아니면 좀 당 대표 직에서 끌어내리고 싶다라는 그런 심중과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핵관들의 그런 의지가 있는 것 같고, 윤리위 몇 분하고 통화를 해봤는데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정도의 징계를 해야 된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더라.”(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6월6일 MBC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
이 대표의 운명은 징계 수위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 종류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네가지입니다. 이중 이 대표 우호 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제명이나 제명에 준하는 탈당 권유가 내려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경징계인 경고의 경우 당 대표직 수행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반면 1개월에서 3년까지 내릴 수 있는 당원권 정지의 경우 대표직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거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새로 대표가 뽑힌다면, 이 대표의 잔여임기인 1년여 동안 대표직을 수행하게 됩니다. 다만 일부에선 1~3개월 정도의 당원권 정지 결정이 내려지면, 이 대표 성향상 정지 기간 만료와 함께 당 대표에 복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은 다시 유보하고 김 실장에 대한 징계만 의결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리위의 심의 결과에 따라 이 대표 개인의 운명뿐 아니라 국민의힘의 당권 향방 또한 좌우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과에 따라서 국민의힘에 ‘대혼돈의 유니버스’가 펼쳐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 안에서도 찬반의 시각이 갈리고 있습니다. 우려하는 쪽에선 이 대표의 중도 축출이 2030 남성 등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실질적으로 (이 대표가) 징계를 만약에 받는다고 했을 적에는 당에 아마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거라고 본다. 일반 국민들이 이 대표가 젊은 나이에 당을 대표하는 사람이 돼서 ‘과거와 달리 변할 수도 있구나’ 하는 기대감을 줬는데, 이제 그 기대감이 사라지고 옛날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총선은 2년쯤 남았으니까 미리 말하기 그렇지만, 당의 모습이 그렇게 된다면 다음 총선을 기약할 수 없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6월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뚜렷한 결론도 없이 계속 시간 끌기 하면서 망신주기 하면서 지지층 충돌 유도하고 그래서 결국 당 자해하는 이런.”(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6월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반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 예측은 그렇지 않다. 반대로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논썰] 신문·방송엔 안 나온 ‘이준석 의혹’ 실체 상세분석. 한겨레TV
“이 대표가 계속 국민의힘을 이끌어가면 김종인 선생의 말씀과는 거꾸로 총선에 커다란 암운을 드리우게 된다. (이 대표의) 젠더 갈라치기는 이대남(20대 남성)을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대녀(20대 여성)는 물리치는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은 선거결과의 판독으로 너무나 명백하다. 하지만 구체적 실리를 따지기에 앞서, 정치적 아젠다를 이런 식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이대남, 이대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아젠다 즉 공정의 가치를 내걸고 그 실행에 매진하는 식으로 가는 것이 올바른 정치, 당당한 정치의 모습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표와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창출해 새로운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자, 2주 뒤로 미뤄진 운명의 날엔 이 대표와 국민의힘에 어떤 결론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또 이 결정은 어떤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오게 될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도움 채반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