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특수 관계’에 있는 지인의 아들이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채용된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이날 <한겨레>의 취재 결과,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공식적으로 밀착 수행해 논란을 일으켰던 황아무개씨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는 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의 아들로 윤 대통령을 ‘삼촌’, 김 여사를 ‘작은 엄마’로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최근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때 수행한 대통령실 직원 2명이 김 여사가 운영해온 코바나컨텐츠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대통령실의 여러 자리가 사적 인연들로 채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황씨가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국민통합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청년 관련 업무를 일부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청년기본법이 2년 전에 국회를 통과해 청년정책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총리실에 마련돼 있다”며 “(황씨가) 청년들이 국정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의 채용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황씨의 부친이 윤 대통령과 ‘특수 관계’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동해에서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황씨의 부친은 윤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함께 골프를 치는 멤버로도 알려졌다. 황씨의 부친은 윤 대통령으로 통하는 ‘문고리’라고 불릴 정도라고 한다. 이런 인연을 방증하듯 아들 황씨는 윤 대통령을 대선 출마 전부터 밀착수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윤봉길기념관을 사전 답사했는데, 이때 옆에서 윤 대통령을 수행했던 사람이 황씨였다. 황씨는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비공식적으로 대외 일정 수행을 맡았다.
대통령실 쪽에서는 황씨의 채용 경로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개 채용을 하는 게 아니라”며 “어디선가 추천을 받아오긴 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황씨의 채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선 “황씨가 선거 땐 (윤 대통령을) 현장 수행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선 비서실 소속이었다”며 “일을 안 했거나 뜬금없이 들어온 거면 특혜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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