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아들의 병역의혹 관련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사한 결과, 2015년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 판정과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정 후보자 아들이 세브란스에서 2015년 당시와 현재 척추질환에 대해 재검사를 받게 했고, 그 결과 2015년 당시와 현재의 상태 모두 4급 판정에 해당하는 ‘신경근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이 의심된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검사는 정 후보자 아들이 지난 20일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하고 다음날인 21일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며 진행됐다. 2015년 4급 판정을 받았던 자기공명영상 기록과 진료내역을 통해 당시 상태에 대해서도 진단서를 발급받았다는 게 정 후보자 쪽 입장이다.
정 후보자 쪽은 병역 의혹 관련 검증을 마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 대변인은 “정 후보자 아들의 척추질환은 경북대병원 2번의 자기공명영상, 병무청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총 3번의 검사를 거쳤다”며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진단한 데 이어 세브란스병원 자기공명영상 검사와 의료진 재검증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 후보자 아들이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는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사로 척추협착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병역 관련 진단서를 정 후보자가 근무하는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병역 의혹이 불거졌다.
이날 정 후보자가 공개한 세브란스병원 판독 결과를 보면, 아들의 2015년 상태로 ‘제5 요추-천추 간 좌측으로 좌측 제 1천추 신경근을 압박하는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이었고, 지난 20일 상태는 ‘제5 요추-천추간 좌측으로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및 좌측 제1천추 신경근 압박’ 소견이었다. 손 대변인은 “2015년 자기공명영상보다 현재 조금 더 악화된 소견이 관찰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압박이 있는 탈출증은 징병기준상 4급 판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북대병원이 허리디스크로 일컫는 추간판탈출증을 척추협착으로 진단해 병무심사에서 유리하게 판정받도록 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25년 경력의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종합병원 병원장인 ㄱ씨는 <한겨레>에 “5번 요추와 1번 천추 사이의 디스크 돌출은 증상 소견이 있어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 부위다. 저 부위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많이 튀어나와서 사람들이 일상생활도 하는 부위”라며 “어느 정도 유리하게 판정받은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후보자 쪽은 아들 검증 결과를 밝히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변인은 “정 후보자 아들은 어떠한 특혜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 없이 공정하고 엄격한 절차에 의해 병역을 판정받았다”며 “이러한 결과를 충분히 검증한 만큼 병역 판정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이제는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청문준비단은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교육부의 조사가 신속하게 실시되기를 희망하고 필요하면 후보자 본인도 직접 조사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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