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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호영 아들 의대편입 제출 논문, 남의 석사논문 ‘짜깁기’ 의혹

등록 2022-04-17 21:19수정 2022-04-17 22:28

지도교수 같은 10개월 전 중 유학생 논문과 곳곳 일치
해당논문 의대 편입 서류전형때 첨부…17명 중 6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 정아무개씨가 지도교수, 석·박사와 함께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 서류에 첨부한 논문이 10개월 전 작성된 경북대 한 유학생의 석사 학위 논문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일부 내용만 바꿔 재구성해 ‘표절 의혹’이 나오고 있다. 두 논문 모두 지도교수는 같은 사람이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씨가 2016년 4월 저자로 참여한 논문인 ‘사물 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은 2015년 6월 경북대학교 대학원 중국인 유학생 ㄱ씨의 석사논문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IEEE 11073 DIM/Service Model using CoAP for Internet of Things’와 상당 부분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논문을 비교해보면 ‘IoT 헬스케어 디바이스’, ‘U-헬스케어 시스템 구성’ 등의 항목은 특정 문단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순서만 바꾼 수준이었다. 특히 ‘본 구성의 IoT-HD는 고유의 IEEE 11073 DIM을 가진다. 각각의 리소스들은 리소스에 접근하기 위한 고유의 URL을 가진다.’ ‘U-헬스케어 서비스는 노인과 환자뿐만 아니라 본인의 건강 상태를 점검 혹은 관찰하고 싶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더 나아가 전문가나 전문 기관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병의 진단이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등의 문장은 일치했다. 정씨가 참여한 논문의 서론 역시 ㄱ씨 논문의 연구동기 항목에 있는 문장을 가져왔다. 이밖에도 ㄱ씨 논문에 있는 그림과 표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씨가 공동저자로 등재된 논문은 해당 부분에서 ㄱ씨 논문을 출처로 밝혀 인용하지 않았다.

2015년 6월, 유학생 ㄱ씨의 석사 학위 논문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IEEE 11073 DIM/Service Model using CoAP for Internet of Things’ 일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4월, 정호영 후보자 아들 정씨가 공저자로 등재된 논문 ‘사물 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의 일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정씨가 참여한 논문이 과거 석사 학위 논문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면, 해당 논문이 결국 정씨의 편입을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있다. 그는 경북대 의대 편입학 때 작성한 자기소개서에서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주축인 연구실이라 긴장도 했다”며 “선배들에게 놀랄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하고, 최신 논문도 번역하면서 연구실의 심부름꾼이 아닌 한 사람의 연구원으로서 당당히 연구에 참여했고, 결국 두 편의 논문에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서 해당 논문 관계자는 <한겨레>에 “정씨는 번역과 편집을 주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씨는 해당 논문 경력이 반영된 서류평가에서 특별전형 합격자 17명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지도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당 유학생도 연구실에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논문을 작성했던 것이다. 그 역시 내 아이디어였다. 연구실 자료라고 생각하다 보니 (정씨 등이) 인용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못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씨의 편입을 위한 논문이 아니었냐는 질문에는 “해당 연구는 오래전부터 해온 것이다. 특정 학생을 위한 논문은 전혀 아니었다”라고 답변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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