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1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류했으면 저는 1초도 망설임 없이 (대구시장 출마를) 접었을 것”이라고 4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에 대해선 자신이 먼저 부탁했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안쓰럽고 걱정하는 마음에 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얘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께서 병실에 계실 때 대구 달성에 있는 테크노폴리스나 박 전 대통령께서 재직 중에 하셨던 대구 창조경제 혁신센터,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말했다. 이런 부분이 이렇게 아쉽고, 이런 게 계속 지속적으로 (돼서) 대구가 좀 더 발전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쭉 하셨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대구 달성군으로 잡으면서 거기에 있는 분들, 저도 (제가) 어릴 때 있던 분들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들으면서 대구의 정서라든지 현안이라든지 그쪽에서 활동하신 분들의 얘기를 듣고 여러 얘기를 들었다”며 “자연스럽게 박 전 대통령이 (대구로) 가시게 되면 누군가가 가 있어야 심리적으로 조금 안정이 되시고 그래도 좀 도와드릴 일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있으니까 ‘한번 (출마)해 보자’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못 다 이룬 정책과 대구 이사가 자신의 대구 시장 출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다. 아울러 유 변호사는 “결정은 뭐든지 제가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께서 만류하셨으면 저는 1초도 망설임 없이 접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나서게 된 건 자신이 부탁했기 때문이라고 유 변호사는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돈도 없으시잖아요’ 이렇게 얘기를 하셔서 ‘ 돈은 후원금 받으면 그걸로 할 수 있다. 그럼 대통령께서 한번 후원회장을 해 주시면 후원금 좀 들어오겠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며 “제가 결심을 하고 말씀을 드리니까 박 전 대통령께서 어쨌든 좀 안쓰러운 마음이 있지 않았겠나. 걱정을 하시면서 얘기하시다가 ‘후원회 회장을 맡아서 하면 어떻겠냐’ 그래서 저야 감사하고 고맙죠(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으로 나서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께서 흔히 사람들이 ‘정치를 재기한다’ ‘대리인을 내세운다’ 입방아에 오르게 하지 않았냐 하는 죄송한 마음이 제가 없지 않아 있다. ‘그냥 제가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 게 더 옳지 않았었나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같은 ‘사저 정치’ 논란에 대해 “이거는 누가 정교하게 계획해서 된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정치에 개입하고 이런 얘기는 안 하실 것”이라며 “다만 원로시니까 어떤 현안이 있을 때 박 전 대통령께서 필요하시면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하실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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