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민생경제를 챙길 수 있는 경제전문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민생 악화 등 경제 문제를 주요 국정 현안으로 인식하면서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 기자회견장에서 정례브리핑을 열어 “경제부총리나 금융위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경제원팀이 드림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줄 최적임자를 총리 후보자로 찾는다”며 “경제와 무관하게 어쨌든 국정에서 한치의 빈틈없이 그리고 국정운영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의 원팀, 국민과의 원팀, 그리고 국민과의 드림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다양한 인물이 거론되는 가운데 후보자의 경제 전문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자가 경제 분야인 민생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첫 총리 인선에도 이런 인식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는 지난 26일 인수위 워크숍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이 경제”라며 먹고 사는 문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때문에 경제 분야 전문성을 갖춘 총리 후보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지낸 한덕수 전 총리와 노무현 정부 금융감독원장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전 장관,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 등이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다만 윤 당선자 쪽은 경제 분야에 한정해 총리 후보자를 물색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은혜 대변인은 “(차기 총리가) 경제분야냐고 물어보실 것 같은데, 국정 운영에 한치의 빈틈 없이 해나갈 분으로 찾고 있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브리핑 뒤에도 추가 공지를 내어 “총리 인선은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등 큰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경제부처 원팀, 드림팀의 경우 경제 분야에서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정부의 기조를 설명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총리’가 아닐 경우 ‘통합형 정치인 총리’ 카드도 가능하다.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도 후보군이다.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을 총리로 발탁하면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되며 국회 인준도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국민의힘 안에선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김기현 원내대표와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자를 캠프 시절부터 보좌했던 주진우 전 부장검사가 20명의 검증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총리 후보 검증을 진행 중이다. 장관 제청권을 행사하는 총리 후보가 확정된 뒤에야 조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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