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4일 당선 이후 첫 외부 공식일정으로 서울 남대문 시장을 찾아 상점들을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아 “여러분들이 어려우면 나라 전체가 어렵다”며 “여러분께 드린 말씀도 제가 다 기억을 해 가지고 인수위 때부터 준비해서 취임하면 속도감 있게 확실히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12시께 남대문시장 상인회 관계자들과 한 간담회에서 “중산층으로서 튼튼하게 국가 경제와 사회를 받쳐줘야 나라도 걱정이 없는 것 아니겠나. 큰 리스크 없이 일만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살 수 있게 국가에서 그건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당선자의 이날 남대문시장 방문은 대통령 당선 뒤 첫 외부 공개 일정이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1호 역점 과제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천명한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분들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당선자가 상인들에게 “자영업자 분들이 영업시간 제한과 거리두기 등 국가의 감염병 대책에 협조한 대가로 사유재산권에 제한을 받은 만큼 정당한 보상이 정부의 의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 당선자는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상의해 청년의 창의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전통시장,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문화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당선자는 이날 남대문시장 내 67년된 곰탕집에서 상인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 외할머니도 강릉 성남시장에서 포목점을 하셨다. 서울에 살면서 자주 찾은 남대문시장 2층 냉면집 추억도 잊을 수 없다”며 “저처럼 보다 많은 국민들이 시장을 즐겨찾을 수 있도록 전통시장 홍보대사로 나서겠다”고도 말했다.
윤 당선자의 남대문시장 방문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극복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 시절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1호 공약으로 냈던 윤 당선자는 전날 ‘공동정부 파트너’인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위원장을 맡기는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연일 부각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안 위원장에게 전문 분야인 방역·의료분야와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를 맡겨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문제를 꼼꼼하게 살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윤 당선자는 앞서 당내 대선 경선 중이던 지난해 11월 남대문 시장 상인들을 만나 “43조~50조원 정도의 자금을 신속히 합당하게 계산해, 광범위한 재난지원금보다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여러분들의 실손 보상 개념으로 재난 피해를 보장해 드리고자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취임 100일 안에 소상공인에 50조원 투입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해 소상공인 등 피해 업종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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