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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윤핵관·친윤계·서초동그룹…‘윤석열 당선’을 만든 사람들

등록 2022-03-10 05:59수정 2022-03-10 11:5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치 신인’ 윤석열 당선자가 정치 참여 선언 8개월 만에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는 윤 후보를 ‘정권교체의 적임자’로 여긴 많은 인사의 뒷받침이 있었다. 국회에 오랜 인연은 없지만, 이미 유력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른 뒤 정치권으로 뛰어든 당선자 주변에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대표되는 측근 그룹이 짧은 시간 내 만들어졌다. 평생을 검사로 살다 대선으로 직행한 당선자의 삶을 방증하듯, 검사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며 외연을 확장해나갔다. 과거엔 서로에게 핏대를 세웠던 친이명박, 친박근혜계는 물론 민주당에서 이탈한 인사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검사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윤핵관’ ‘친윤계’ 측근 그룹

26년을 검사로 살아온 당선자의 정치권 측근 그룹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6월29일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였다. 당시 권성동·정진석 의원이 윤 후보의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서 있는 사진으로 ‘우성동 좌진석’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윤 후보의 ‘충청대망론’을 띄워온 정 의원과 소꿉친구였던 권 의원이 입당 전부터 당내 ‘친윤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윤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장제원 의원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으로서 ‘저격수’ 구실을 했던 장 의원은 이를 계기로 윤 당선자와 친분을 쌓으며 정치권 입문의 핵심 역할을 했다. 또 윤 후보의 대리인으로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나서 ‘핵관 중의 핵관’임을 과시했다. 윤 후보는 지난 4일 장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정치에 처음 발을 들여 아무것도 모를 때 저를 가르쳐주고 이끌어줘서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윤 당선자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엔 윤한홍·이양수·유상범·이용·서일준·정점식·정희용 의원 등이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아 후보를 지원했다.

윤석열 곁을 지켜온 법조계 인사들

당선자의 복심인 ‘윤핵관’이 단시간내에 만들어졌다면, 검사 시절부터 오랜 세월을 당선자와 동고동락해온 이들은 법조계 인사들이다. 물론 친윤계나 윤핵관에도 검사 출신 상당수가 포진해 있지만, 이른바 ‘서초동 그룹’으로 불리는 법조계 참모들은 예비후보 시절부터 법률팀을 일찌감치 구성해 ‘가족 리스크’에 시달려온 윤 후보를 측면 지원해왔다. 당선자의 검찰총장 징계처분 불복 행정소송 법률대리인이었던 이완규·손경식 변호사와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당선자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인연을 맺은 주진우 변호사는 법률대응팀의 주축이다. 주진우, 이완규 변호사는 윤 당선자와 서울대 법대 동문이고, 이 변호사는 윤 당선자와 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손 변호사는 윤 후보 장모의 ‘요양병원 불법 수급’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 당선자의 특수부 시절 상관인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과, 윤 당선자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주광덕 전 의원은 경선 캠프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응하는 데 기여했다. 윤 당선자와 서울대 법대 79학번 친구이자, 검사 시절 윤석열 사단의 핵심이었던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선대본부 상임대외협력특보를 맡았다.

선대본부 개편 이후 합류한 신측근

지난 1월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결별’한 뒤 새롭게 꾸린 선거대책본부 소속 인사들은 ‘신측근’으로 분류된다. 선대본부장과 당 사무총장을 겸직한 권영세 의원이 대표적이다. 4선인 권 본부장은 윤 당선자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재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함께 하는 등 대학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대외협력위원장이던 때 당선자의 국민의힘 영입을 맡기도 했다. 선대본부와 함께 또 다른 중심축을 이루는 정책본부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그대로 본부장직을 유지했다. 윤재옥(3선)·이철규(재선) 의원이 새롭게 각각 선대본부 부본부장이자 상황실장, 전략기획부총장을 맡았다.

당선자와 공개적인 갈등을 벌여왔던 이준석 대표는 선대본부가 꾸려진 뒤부터는 호남을 적극 공략하고, 종횡무진 전국을 누비는 등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당선을 도왔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직에서 사퇴한 김도읍 의원은 당선자와 이 대표가 갈등을 빚을 때 중재 역할을 맡아 당내 호평을 받았다.

선대본부 개편과 함께 배치된 20·30대 청년보좌역 40명은 후보의 정책과 일정, 메시지 등에 젊은 세대 의견을 반영하는 구실을 했다. 메시지도 청년보좌역과 실무진이 초안을 잡으면 강석훈 후보 비서실 정무실장이 전반적인 메시지 기조를 손질했다. 윤 후보의 페이스북 한 줄 공약도 청년보좌역의 아이디어였다. 청년보좌역들을 총괄하는 청년본부는 30대 장예찬 시사평론가가 담당했다. 2030세대의 표심이 중요해지면서 게임특별위원회가 정책본부 산하에 신설됐고 이는 하태경 의원이 맡았다.

직능본부는 조직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5선의 조경태 의원과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 재선의 임이자 의원이 공동본부장을 맡아 지지세 확보에 이바지했다. 외교통인 박진 의원은 선대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검찰 시절 당선자와 특수부에서 함께 일해 돈독한 사이로 알려진 초선의 유상범 의원은 법률지원단장에 임명돼 경쟁자였던 이재명 후보 고발 등을 도맡았다. 국가대표 봅슬레이 감독 출신 이용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윤 후보 수행을 전담했고, 경남 거제 출신 서일준 의원이 권성동 의원 후임으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다. 언론 라인으로는 <문화방송>(MBC) 출신인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공보단장, 이양수 의원이 수석대변인으로 당선자의 ‘입’ 노릇을 했다. 실무진 가운데는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전담한 최지현 대변인과 이상록 대변인, 우승봉 공보부단장 등이 입당 전부터 당선자의 신임을 받으며 묵묵히 당선자를 조력했다.

야권 원팀과 반문 결집

윤 당선자는 초박빙 선거 구도에서 본투표를 6일 앞둔 지난 3일 막판 야권 단일화를 결국 이뤄내며 승기를 굳혔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외치며 중도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앙금이 쌓인 이준석 대표와도 함께 손을 잡고 합동 지원유세에 나서며 ‘야권 원팀’의 모습을 보여줬다. 당내 경선 경쟁자들도 조력자로 속속 합류했다. 공천 요구 등으로 갈등을 빚던 홍준표 의원은 지난 1월 말 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윤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이뤘다. 마지막으로 유승민 전 의원까지 최근 합동 유세에 동참하며 완벽한 원팀의 퍼즐을 완성했다.

탈민주당 인사들도 진영을 넘어 윤 후보를 돕는 데 앞장섰다. 선대위에서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선대본부 개편 이후에 직책 없는 책사의 역할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재선의 이용호 의원과 함께 김대중(DJ)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4선을 지낸 박주선·김동철·오제세 전 의원도 민주당을 떠나 윤 후보의 외연 확장에 조력했다.

윤석열의 싱크탱크

윤 당선자의 싱크탱크는 그가 처음 정치에 참여할 당시 직접 끌어왔던 초기 인맥 중심으로 포진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강하게 비판해온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경선 단계부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뼈대로 한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렸다. 외교·안보 분야는 당선자의 대광초 동창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과 문재인 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총괄했던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담당했다. 국방은 당선자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학 때부터 당선자와 친분이 있던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후보의 디지털플랫폼 공약을 담당했고, 복지 정책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위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맡고 있다. 저출생·보육 정책은 대통령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가, 교육 정책은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가 전반적인 기조를 정리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지낸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선자의 부동산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부동산 책사’ 역할을 했다. 경선 과정에서 정책을 총괄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특별고문을 맡아 수시로 후보에게 정책 자문 역할을 해왔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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