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면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자는 10일 오전 4시40분 현재(개표율 99.2%) 유효 득표의 48.6%인 1627만표를 얻어, 47.8%를 득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1601만표)를 0.8%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3%를 득표했다.
윤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오늘 이 결과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은 1∼2위 후보의 표 격차가 가장 적은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후보간 격차가 가장 작았던 선거는 1997년 15대 대선으로 후보간 표차는 39만557표, 득표율 차는 1.53%포인트였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자와 이재명 후보의 표 차이는 25만여표에 불과했다. 개표 초반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듯 했지만, 개표율 절반을 넘어선 10일 오전 0시30분께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처음 추월한 뒤 끝까지 우위를 이어갔다.
이번 대선은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세가 끝까지 이어졌다. 어느 때보다 양쪽의 지지세가 팽팽했던 배경엔, 보수-진보 진영의 첨예한 갈등 양상이 자리잡고 있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진영·세대·성별 등 다층적인 갈등상이 드러났고 골이 깊어졌다. 윤 당선자의 최우선 과제도 갈라진 나라를 하나로 묶는 ‘국민 통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자가 본 투표일 엿새를 앞둔 지난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에 성공하며 ‘야권 단일 후보’로 최종 무대에 올랐음에도,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승리를 거둔 점은 여전히 민심이 어느 한쪽의 손을 확실히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궤멸’ 위기에 처했던 국민의힘은 5년 만에 정권을 되찾게 됐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정권을 잡았던 경험칙도 이번에 깨졌다.
이번 대선 결과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민주당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결과에서 확인된 ‘돌아선 민심’은 이번에도 민주당 쪽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른바 2019년 ‘조국 사태’에서 시작된 여권의 내로남불 논란,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180석에 가까운 거대 여당이 촛불민심이 요청한 개혁 의제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고, 결국 5년 만에 정권교체의 결과로 이어졌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당선자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한다.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운영 철학과 기본 방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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