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가 지난달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제는 정말로 준비된 안철수 후보를 소개해드립니다.”
지난달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전남 목포역 유세. 나란히 유세 차량에 오른 안 후보 부부 가운데 먼저 마이크를 잡은 것은 부인 김미경씨였다. 김씨는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 전체를 살펴서 가장 유능한 인재만 모아 가장 스마트한 정부를 만들 것이다. (이 나라가) 반으로 더이상 나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남편 안 후보를 소개한 뒤, 안 후보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김씨가 호남 지역 유세 전면에 나서 “호남의 사위 안철수를 선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이후 순천 아랫장 유세와 여수 이순신광장 유세, 다음날 전북 고창 유세 때도 안 후보보다 먼저 마이크를 잡으며, 친정 유권자들에게 안 후보를 직접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호남 붙박이 ’가 되어 안 후보의 일정과 별개로 호남 지역에서 홀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지난달 22일부터 1박 2일 동안 이어진 부산·울산·경남 유세 때는 안 후보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뼛속 깊이 부산 사람”인 안 후보가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 유세에서 “서울에서, 중앙에서 정치하면서도 부산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며 부산 출신임을 내내 강조했다. 부산 진구 부전시장 유세에서 안 후보에게 마이크를 넘겨 받은 김씨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어려움과 실패를 겪으면서 안철수 후보는 굉장히 단단해졌다. 이제 준비돼 있다. 여러분이 안철수를 선택하시면 선한 사람들의 정치, 그것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아 한 지지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원내 의석이 3석밖에 안 돼 당 쪽 지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국민의당으로서는 김씨의 활동이 ‘일당백’이다. 원내에선 권은희 원내대표만 안 후보의 현장 일정에 가끔 동행하고 있다. 거대 양당 후보들이 각 지역구 의원들과 도당위원회 등이 총출동하는 초대형 유세 현장으로 세를 과시한다면, 안 후보 부부의 유세는 ‘실속형’이다. 특히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각종 의혹에 휩싸여 공개 행보를 못 하는 사이, 김씨의 역할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는 게 국민의당 쪽의 평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다른 후보 배우자들의 유세 활동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김씨의 유세가 현장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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