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사태 때보다 파급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5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해 ‘2014년 크림 사태와 비교할 때 지금이 더 엄중한 상황이냐’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을 받고 “유럽 전체의 에너지와 가스 공급 등 여러 부분에서 이미 잠재적 위험성이 제기돼왔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큰 문제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어 “러시아의 경우 특히 유럽과의 경제적 의미, 에너지 공급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고 우려했다.
문 장관은 또 필요할 경우, 오는 4월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처를 연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장관은 ‘원유 가격의 단기적 폭등에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느냐’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미 국제유가가 작년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일차적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장관은 “겨울철이 지나면 완화될 것으로 보고 기간(오는 4월 종료 예정)을 잡았는데, 최근 돌발 변수가 일어나서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적인 방안도 필요하다면 정부 내에서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유가는 100% 가까이 외국에서 수입하는 입장에서 국제유가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축 재고를 갖고 안정적인 장기계약 등을 통해 현재로선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요소수 파동처럼 규모가 작지만, 국내 공급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로부터 주로 수입하는 네온, 크립톤, 크세논 등 반도체 희귀 가스에 대해 업계에는 재고 확대 등 선제 조치로 단기 수급 영향이 제한적이란 의견이 있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그러면서 “조기경보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크립톤, 크세논 등도 석 달 이상 재고를 비축하고 수입 다변화 부분에서는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의힘에선 지난 24일 강원 원주 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구 반대편에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그 나라(우크라이나)가 전쟁이 났는데 이 때문에 우리 주가가 떨어진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공세를 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문 장관을 향해 “장관님도 이 사태를 남의 나라 일로 보느냐”고 묻자, 문 장관은 “지구촌 전체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볼 때,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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