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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심상정, 장애인 이동권 집회 참석…“선심성 공약보다 중요한 문제”

등록 2022-02-23 09:37수정 2022-03-30 11:37

장애인 출근길 시위 중단…심, 교통공사에 손배 철회 요청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가 23일 오전 서울역 4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약속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가 23일 오전 서울역 4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약속하는 서명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분들의 삶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고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삶이 나아질 때 모든 시민의 안전망이 되고 대한민국이 더 좋은 사회로 나가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지하철 서울역 집회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첫 대선 후보 토론회의 마무리 1분 발언을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시민 박아무개씨의 의견을 전달하며, 매일 아침 시위가 반복되는데도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환기시켰다. 당시 심 후보는 “대선후보로서 매우 죄송하다”며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 선진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가 23일 오전 서울역 4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앞줄 왼쪽)가 23일 오전 서울역 4호선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 이동권 지하철 시위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21일째 집회를 이어 온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심 후보의 ‘마무리 1분’ 발언에 대해 “토론에서 정말 그 아까운 시간에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심 후보가 말해줬다. 정말 감사하다. 정말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입을 뗐다. 이어 “더 이상 장애인이 아침마다 욕먹지 않고 장애인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절대로 우리의 외침을 외면해선 안 된다.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이라고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어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도 “좀 더 자유롭고 평등하게 이동하고 싶었는데 권리가 하나씩 휴짓조각이 되는 차별의 경험(을 했다.) 가장 기본적인 이동할 권리조차 지켜지지 않는 대한민국 사회 그리고 그조차 무시되고 무관심한 사회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했다”며 “그래서 학교도 못 갔다. 일할 기회조차 없었다. 오히려 시설이란 곳을 만들어 격리시키고 배제시키고 소외시킨 차별의 경험이 이동권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박 이사장은 “국민이 보는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언급되고 우리의 절절한 외침과 권리가 대통령 후보들이 외치는 토론장에서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되고 그 힘이 권리로 인정됐으면 좋겠다”며 “같이 이동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에 심 후보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 창당 이래 첫 법안이 장애인 이동권 법안이었다”며 “21년 동안 열심히 나름대로 싸웠는데 장애인의 이동권이 시·군·구 경계까지 못 갔다는 점에서 제 1분 발언을 감사하다고 했지만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이어 “장애인분들 중에 다른 시·군·구에 있는 부모의 임종을 지키러 가려고 하다가 (광역) 통합 서비스가 되지 않아 부모 장례식도 참석하지 못한 절절한 사연을 들었다”고 했고 “이런 실상을 이해한다면 출근길에 불편해 화가 난 마음이 해소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도 달랬다. 심 후보는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은 21년 동안 이동권을 위해 투쟁해온 장애인들의 책임이 아니라 세계 10위 선진국임에도 장애인의 이동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대한민국 정치와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로 장애인들의 출근길 시위는 중단된다. 심 후보는 집회에 참여한 장애인들을 향해 “제 진심을 알아주고 지하철 출근 시위를 멈춰준 데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심 후보는 “이동권을 위한 예산 확보는 선심성 공약을 하는 수많은 것에 비해 정말 몇푼 안 된다”며 이재명·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후보에게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심 후보는 서울교통공사에도 “장애인들의 아침 출근 투쟁으로 열차가 지연돼 많은 고충을 겪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정부와 정치권에 돌려주고 장애인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철회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휠체어에 앉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심 후보의 손을 맞잡았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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