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강병원 최고위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 윤호중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정치개혁’을 고리로 한 소통채널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까지 함께하는 ‘정치개혁 합의’에도 공을 들이기로 했다. 대선을 2주일 앞두고 ‘정치개혁 빅텐트’로 표심을 모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추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런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 쪽과 그동안도 꾸준히 대화는 해오고 있었다”며 “이재명 후보가 얘기한 통합정부·국민내각을 발전시켜 선거제도까지 포함해 좀 더 밀도 있게, (안 후보 쪽과) 채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내용을 구체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의 검찰 기득권 세력의 정권교체에 대해 ‘적폐교대’라고 표현했던 것처럼, 미래를 생각하는 세력이 힘을 모아서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심 후보와 김 후보와도 대화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걸 마음을 열어놓고 흐름을 봐야 한다. (대선투표 용지 인쇄가 이뤄지는) 오는 28일까지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는 안철수·심상정·김동연 후보에게 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라는 ‘가치 연대’로 ‘윤석열 포위’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요청에 따라 당 내부에 ‘국민통합국민내각정치개혁티에프(위원장 윤호중)’를 꾸려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티에프 소속 한 의원은 “안철수·김동연·심상정 후보까지 함께하는 정치개혁 빅텐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걸 통해 가치의 단일화를 이뤄내고, 얘기가 잘 돼서 후보 단일화까지 가면 더욱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단일화’라는 얘기를 꺼내는데 조심하지만, 정치개혁을 고리로 연대를 이뤄내면 선거 막판에 이들 지지자들 중 일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의당과 새로운물결의 반응은 엇갈린다. 정의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이은주 의원은 “제안이 온 것도 없을 뿐더러 정의당이 말하는 정치개혁 내용은 정개특위에 이미 당론으로 올라가 있다. 그건 하나도 논의를 안 하고 바깥에서 뭘 하자는 건지, 내용도 진심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 쪽 관계자는 “김동연 후보도 정치개혁은 계속 논의하자고 한 만큼 제안이 오면 응할 것이다. 정책·가치 연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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