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과잉의전 논란 사과에 민주당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국민의힘은 “부창부수 사과쇼”라며 ‘김혜경 방지법’ 발의를 준비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내부에선 김씨 사과에 따른 여론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에 “진정성 여부에 대한 호오가 갈리기는 했어도 일단 사과는 잘 한 것이라고 본다”며 “어쨌든 매듭을 짓고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명이 부족했다’는 정치권 안팎의 지적에 대해선 김씨가 자세하게 해명하고 나설 경우 또다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국면에서 전략적으로는 길게 끌기가 어렵다. 애초부터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선 토를 달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대위 일각에서는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관련 의혹에 대해 선대위가 깔끔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 차원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 제보자를 향해 “증거 수집하기 위해 일을 다닌 것이냐”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사과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썼다. 김씨는 여론의 흐름을 지켜본 뒤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김씨의 사과가 핵심이 빠지고 진정성도 없는 ‘정치쇼’라고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어제 이 후보 부인 김씨가 주어도, 목적어도 없는 참 희한한 8분짜리 사과쇼를 했다”며 “누가 잘못했단 건지 뭘 잘못했단 건지 잘못 인정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과다. 그 남편에 그 부인이라는 ‘부창부수’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간단한 사실조차 소명하지 않고 셀프감사, 셀프수사를 핑계로 내세우며 꽁무니를 빼니 사과쇼라고 볼 수밖에 없는 맹탕 사과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배우자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김혜경 방지법’을 마련해 이달 안에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고 유용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과 광역자치단체 특별감찰관 도입 등을 뼈대로 한다. 김씨의 과잉의전 의혹이 청년층과 중도층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국민의힘 청년년부는 비판에 그치지 않고 대안 제시를 위해 김혜경 방지법을 만들었다”며 “황제 갑질, 권력 사유화 등은 명명백백한 불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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