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전아무개씨(맨 오른쪽)가 지난 1일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 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안내하고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무속인 선대본부 개입’ 논란에 즉각 그가 몸담았던 것으로 알려진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당내 경선 당시 ‘손바닥 왕(王)자’ 주술 논란에 이어 제기된 무속 논란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간부터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불필요한 소문과 오해가 확산되는 것을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네트워크본부는 후보의 정치 입문 무렵부터 함께한 조직으로, 당연히 해산 조치는 후보의 결단”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악의적인 오해 내지는 소동은 계속해서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선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아무개(61)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18일 오전 그가 활동했다고 알려진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907호에 있는 사무실 목록에 네트워크본부 부분이 접혀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번 결정은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아무개(61)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에 대한 당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족들도 선거운동에 참여했다는 추가 보도가 잇따르는 한편, 보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무속인 논란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 등에 따른 선대위 내분 문제를 ‘선대위 해체’라는 초강수로 돌파한 데 이어, 이번에도 ‘네트워크본부 해산’을 통해 논란을 뿌리부터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선대본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동안 느린 의사결정으로 지지율에서 손해를 본 게 많았다. 리스크가 생길 조짐이 보이면 아예 발본색원한다는 차원에서 후보가 과감하고 빠르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네트워크본부 해체를 발표하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도 무속인이 있었다’며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식 억지비방”이라며 역공에도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은 중앙선대위 산하에 국민공동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한 무속인은 자신이 (이 위원회 내) 전국무속인위원장으로 임명됐다며 임명장까지 공개했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시민캠프는 문재인 후보의 당선 기원 굿까지 지낸 바 있다”며 “국민 염증만 불러오는 이런 식의 내로남불식 네거티브는 결국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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