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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쇄신 후폭풍 ‘이준석 사퇴론’ 나오자…‘윤 최측근 사퇴했나’ 반문

등록 2022-01-03 20:36수정 2022-01-04 09:19

오전엔 ‘역할론’ 나오다 오후엔 ‘사퇴론’ 불거져
이준석 “거취에 변함 없어” 사퇴론 일축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 하락에 따른 후폭풍은 이준석 당 대표 사퇴론으로 번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지도부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당직을 내려놓았고, 국민의힘 의원 전원도 선거대책위원 보직을 사퇴하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퇴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3일 오전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 방침을 밝히고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이 대표의 복귀가 점쳐지기도 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은 이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의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선대위 보직 사퇴를 선언하기 이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2일,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허위 이력 논란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조 최고위원과 정면충돌한 뒤 선대위 모든 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정리를 거듭 요구했다. 윤 후보에게 잘 보이려고 충성 경쟁만 하는 현재 선대위 조직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뒤늦게 선대위 개편을 약속하며 “당 대표로서 당의 전반적인 체계를 총동원해서 승리로 이끌 책무를 지닌 분이 이준석 대표”라고 했고,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 일부 의논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를 향한 김 위원장의 도움 요청이 더 다급해진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 뒤 윤석열 후보가 도와달라고 하면 합류할 거냐’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도 가정법 대화를 해선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또 “(전면 개편이 선대위 합류) 조건은 아니다. 선대위 개선책이라는 걸 나는 제언했던 것”이라며 “어떤 조건부나 선결 조건처럼 인식돼서 많은 분께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다. 선대위 합류 가능성에 일단 거리를 둔 것이다.

힘이 실릴 것 같던 ‘이준석 역할론’은 오후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달라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당 지도부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재선의원 14명이 모인 간담회와 이어진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후보가 전권을 가지고 당과 선대위를 개편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윤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 원내대표가 물러나고 이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조수진·김재원 최고위원 사퇴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결국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에는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둘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 대표 사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을 의식해 이날 의원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수진·김재원 최고위원이 대의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시면 즉각적으로 대체 멤버를 임명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의 선대위 보직 사퇴에 대해 “(권성동) 사무총장이 사퇴했냐”며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백의종군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윤 후보 최측근부터 보직을 내려놓으라는 비판이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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