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 김종인 위원장,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최근 합류한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3일 설전이 벌어졌다. 김민전 위원장이 20대 남성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4·15 총선 부정선거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하태경 의원에 이어, 이준석 대표까지 비판에 가세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왜) <와이티엔>(YTN) 인터뷰를 악마의 편집을 해서 잘못된 영입이라며 사과하라고 여론몰이를 하는 것인지”라고 썼다. 김 위원장의 지난 29일 <와이티엔> 라디오 인터뷰 발언에 대한 하 의원의 비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청년세대의 취업 문제에 대해 얘기하다가 “남학생들은 군대 가기 전이라고 해서 술 마시고 학점 안 나오고 군대 다녀오고 나서는 적응하는데 학점 안 나오고”라고 말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이에 “윤 후보의 청년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 이런 분들의 경솔한 발언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에 나섰다.
김 위원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저의 하나의 가설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던 하 의원이 군대 가기 전 남학생들이 술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라며 “저의 학생들도 그렇고, 제 아들도 그렇고 군대가기 전엔 참 많이들 마시더라”라며 하 의원의 말을 반박했다. 이어 “일자리 부족을 우려하는 저에게 이대남 무시라고 몰아가는 하태경 의원이야말로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의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용하며 “아이고”라고 썼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총선의 부정선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두고도 갈등이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하 의원은 (지난달) 31일에 전화를 걸어와 ‘2020년 재검표가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가 민경욱 전 의원이 재검표에 들어가는 비용 2억원을 안내고 버티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재검표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사 분 한분에게 연락해서 확인해봤더니 하 의원이 잘못 알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고 각을 세웠다. 그동안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에 강하게 반대 입장을 펴온 하 의원을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 변호사분이 ‘하 의원이 유독 재검표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왔다’고 했다”며 “저는 민주주의 사회는 무엇이든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또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왜 검증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도 하 의원을 거들면서 설전은 확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20대 남자는 술 퍼먹어서 학점 안 나온다고라. 세대포위론이 싫으면 그것을 대책할 전략을 수립하랬더니 이제 20대를 그냥 적대시하려고 하는구나”라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기어코 이 와중에 부정선거까지 장착하려는가”라면서 김 위원장의 부정선거 문제 거론에 대해서도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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