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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준석 “윤석열, 안철수와 단일화? 승리 장담 못한다”

등록 2021-12-31 18:38수정 2022-01-01 02:30

인터뷰│‘후보보다 돋보이려…’
말 들으며 복귀할 생각 없다
대화 요청 응할 계획도 없어

20·30 세대결합론 얘기했는데
되레 역포위돼 개탄스러워
20일까지 반전 못만들면 위험

윤 ‘격한 발언’ 많은 사람이 우려
범죄자 지칭 토론거부 명분 안돼

박 전 대통령에 미안한 마음?
공정 수사했다면 저자세 불필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외면하고 고집부리다가 20·30·40대에 역포위되는 희한한 국면을 만들었다”며 대선 후보 지지율이 역전된 상황에 관해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인간적으로 미안하다. 찾아뵙고 싶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공정한 수사를 했다면 아주 저자세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시나리오에 관해서는 “단일화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 당이 굉장히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윤 후보가 손쉬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 직후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거듭 “저를 설득하는 과정은 없었고, 협박과 회유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

다”며 선대위에 복귀할 뜻이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 역시 회동 뒤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는 별 의미가 없다”며 복귀 설득에 실패했음을 내비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열흘이 지났다. ‘이준석 리스크’라는 말이 나오고,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꼽는 사람도 있다.

“선대위에 속해있던 때 역할과 권한을 부정당했다. 내가 꼭 필요했다면 일련의 사태들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을 것이다. 협박과 회유의 과정은 있었지만, 억지 봉합을 해보려는 게 아니면은 그런 식의 이야기가 나올 수가 없다. 이전에도 ‘이준석 때문에’ 후보 지지율이 안 오른다고 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나의 장단에 춤췄으면 좋겠다.”

―후보와 직접 통화한 적은 그 이후 없나.

“없었다. 먼저 연락해본 적도 없었다.”

―1일 윤 후보와 현충원 참배를 함께한다. 윤 후보가 대화를 요청한다면 응할 것인가.

“현충원 참배만 같이 한 뒤 제주와 순천을 간다. 당 대표가 된 뒤로 누구보다도 4·3 특별법 배·보상 문제와 여순사건과 관련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해 왔다. 1월1일 공당의 대표가 그런 곳에 가는 것이 새로운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대화 요청엔 응할 계획이 없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인적쇄신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했다.

“선거 3일을 앞두고서라도 해야 하는 것이 인적 쇄신이다. 늦었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저는 김 위원장도 나름의 고민을 겪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그분의 평소 스타일대로라면 이미 여러 차례 조직 개편을 해야 했는데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별 인사를 해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선대위를 전면적으로 해체하고 필수 인력으로 새로 구성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아직 그만큼 다급하진 않은 것 같다.”

“후보보다 돋보이려 한다고 음해…그런 말 들으며 활동 안해”

―선대위를 완전히 해체하고, 후보가 제안하면 복귀할 생각이 있는 것인가.

“조건부로 결정하거나 도울 생각은 없다. 후보가 하는 것을 보고 조력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면 능동적으로 도울 수 있겠지만, 선대위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

―선거 승리를 위한 여러 활동이 당무가 될 수 있다. 후보와 함께 일정을 가는 일은 지난 열흘 새 한 차례도 없었다.

“그건 선거운동이라고 본다. ‘울산 합의’ 이후에 후보 일정에 동행해 달라는 요청이 오면 함께 다녔는데 정작 그렇게 했을 때 후보 주변에서 저에 대한 음해가 많이 들어왔다. 후보보다 돋보이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제가 그런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어떤 활동에 참여해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선대위 체제가 일부 바뀌고 있는데 변화로 보기 어려운가.

“국민이 바뀌었다고 인지할 정도까지 변화했는지, 그리고 후보가 바뀐 부분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냉정하게 봐서 국민이 못 느낄 거라고 본다. 국민은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었다.”

―이 대표가 선대위에서 나간 뒤 20·30대 지지율이 폭락했다.

“20·30대와 전통적 지지층의 연대를 통한 세대결합론·세대포위론을 이야기했는데 이젠 계승할 수 없게 됐다. 인재영입, 잇단 선택들에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만두고 며칠 만에 현실화하고 있다. 우리 선거 과정 앞에 장애물이 오고 있다는 조기 경보가 울린 것이다. 외면하면서 고집부리다가 20·30·40대에 역포위 되는 희한한 국면 만들었다는 점은 개탄스럽다.”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으로 판단하나.

“기본적으로 우리 선대위와 선거 전반에 있어 득표 전략이 없다. 공격도 안 하고 수비 전술도 안 하는 선대위에선 당연한 상황이다.”

―새해를 앞두고 윤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는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이런 국면이 지속할 수 있다고 본다. 공식 선거운동 들어가기 한 달 전, 구체적으로는 1월20일까지 지지율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 기간까지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위험하다. 예측성 경고를 하나 더 하자면, 단일화에 들어가는 순간 우리 당은 굉장히 곤란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거의 10%대를 바라보고 있다. 단일화가 성공만 하면 도움되는 거 아닌가.

“단일화를 하기도 어렵고 우리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손쉬운 승리를 할 수 있는 건지 약간의 의문이 있다. 단일화는 결국 당원 투표가 아닌 여론 조사를 하게 되는데 ‘오세훈-안철수’ 4·7 재보궐선거 단일화 때를 돌아보면 양자 경쟁력·적합도 측정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지율 반등 가능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기본적으로 국민은 후보를 바라보고 표를 던진다. 후보의 변화가 느껴질 때 아마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한다”

“후보 변해야 국민 관심…안철수와 단일화 시도 때 승리 의문”

―윤 후보의 최근 행보는 중도 지향적이기보다는 극단적이고 날이 서 있다.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식과 그리고 대국민 선거를 치르는 방식은 달라야 한다. 저는 우리 후보가 후보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만 둘러싸이지 않길 바란다. 선대위가 어떤 전략을 가졌는지 들어본 바 없지만 많은 사람이 (그런 발언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 후보의 최근 발언은 ‘반문연대’ 쪽에 치우쳐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너 달 전에 토크 콘서트에서 한 말이 있다. 우리에게 있는 바람이라는 변수는 정권 교체의 바람, 젊은 세대교체의 바람이다. 젊은 세대 바람은 우리 당이 젊은 세대에게 잘못한 일들이 많아 불가능해졌고, 정권 교체에 대한 바람 하나만 가지고 선거를 끌고 나가기에는 바람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윤석열 후보가 토론을 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대표의 토론을 바라보는 시각과 엇갈린다.

“토론하고 말고의 문제보다도 토론을 거부하는 이유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범죄자로 지칭한 부분이 돼서는 안 된다. 어쨌든 이 후보가 국민과 민주당원들의 선택을 받아서 대선 후보라는 역할을 맡았다. 상대 당을 존중하는 의미에서라도 그런 것이 토론 거부의 명분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속하는 말 바꾸기나 조변석개하는 정책과 공약이 토론 거부의 근거가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 것들을 바탕으로 상대 당 지지자를 매도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본다.”

―당 대표로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 할 일을 하겠다고 했다.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굉장히 유연하게 생각하겠다. 후보가 잘못 가고 있다고 한다면 후보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도 대선 승리를 위한 당무에 포함된다고 본다.”

―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목표가 무엇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목표를 길게 잡고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번에도 선대위에서 제 역할이 부정당한 것에 대해 미련 없이 직을 버린 것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

―윤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 미안한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균형을 가지고 공정한 수사를 했다’는 이미지다. 본인이 공정한 수사를 했다고 판단한다면 아주 저자세로만 나갈 필요 없다고 본다. ‘인간적으로 미안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영입한 나 같은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지, 수사 검사와 피의자로 만난 사이에서 ‘인간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이 부각되는 것은 후보 이미지에 오해를 남게 할 수 있다고 본다. 본인 행동에 정당성이 생기려면 지금 와서 틀렸다고 하면 안 된다. 그분이 지금까지 한 수많은 법적 판단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근본적으로 다 의심이 되기 때문이다.”

“박근혜에 ‘저자세’ 필요없어…후보교체론은 불가능”

―김건희씨 사과 뒤에도 지지율은 떨어졌다. 윤 후보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없애면서 리스크를 해소하려고 한다.

“후보나 상대 당 후보 모두 좋은 제안들을 할 수 있다. 그 제안의 타당성 이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실제로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윤 후보가 청와대 부속실과 비서실을 효율화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선대위 구성에 있어서 그런 자세로 구성했나? 어떤 정책을 낼 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현재 하는 바와 싱크로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선대위를 매머드로 만들어놓고 부속실·비서실은 축소하겠다는 것이 방향 충돌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일각에선 후보 교체 이야기도 나온다.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 교체가 거론되면 앞으로 어떤 공직 선거 공천이라도 비슷한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정권 교체 뒤 정계 개편을 준비하는 조직이라는 추측을 받고 있다.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특별기구를 설치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정권 교체엔 동의하지만 입당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적은 없었다. 국민의힘 자체가 다양한 스펙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게 사실 당 대표로서는 의아하고 모욕적인 얘기였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오해를 많이 불러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대선과 함께 진행되는 지역구 재보궐선거 공천은 논의 중인가.

“아직은 후보 쪽과 얘기를 나눠보지 않았다. 지역구 공천이 당무 우선권을 발동할 수 있는 선거에 필요한 사안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당무로 판단해야 할지 보겠다. 하여튼 제가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야 한다.”

―종로 출마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아니고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했다.

“고소를 마쳤고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 법적으로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려면 나 또한 수사한 기록물을 봐야 하는데 당사자가 아니어서 입수할 경로가 없다. 그래서 기록물을 공개하라고 한 것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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