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주한중국대사를 잇달아 만나며 외교 행보에 나섰다. 앞서 “미국과의 동맹은 강화·고도화하고 합리적으로 발전시키되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 협력자 관계를 포기할 필요도 없다”며 실용 노선을 내건 이 후보는 양국과 한반도 평화, 요소수 부족 문제 등의 현안을 논의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동맹이 고도화되고 합리적으로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 문제는 한반도에 사는 많은 사람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일”이라며 “미국에 있어서도 동북아시아 문제는 중요한 이해를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미동맹이 경제동맹으로 또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 발전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얼마 전 있었던 한미정상 간 합의가 충분히 이행돼 한미관계가 합리적으로 성장·발전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이례적으로 차기 주자와의 면담 일정을 잡은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아시아 지역을 처음 방문하게 됐는데 제 목표는 이 지역에 대해 미국이 얼마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한 신호탄을 주기 위해서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강력한 동맹관계를 믿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 후보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는 요소수 부족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지정학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가까운 관계”라며 “요소수 문제로 한국이 일종의 불편함을 겪고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물량 비율이 낮아 관심을 가져주면 혼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소수 문제 말고도 중국에 수입을 100% 가까이 의존하는 품목이 많아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문제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련된 문제 등 복합적 문제들은 모두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나은 동북아시아 상황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싱 대사도 “중국이 (요소와) 관련된 조정을 한 것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내부도 많이 부족하다”며 “한국의 어려움을 중요시하고 있고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요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공급 체인은 깊이 융합돼 긴밀한 구조를 이루고 있고 이미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 공동체”라며 “양국이 경제 무역 분야에서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게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호응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