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에 ‘캠프 해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전·현직 국회의원이 중심이었던 캠프 지도부 체제를 정리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작은 캠프’로 가겠다는 전략이다.
최 전 원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롭게 마음을 다지고, 죽을 각오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며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또 “나라가 제대로 바뀌고 상식적으로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의견과 제안도 받겠다”며 자신의 전자우편 주소를 공개했다.
앞서 그는 전날 밤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며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인 중심의 캠프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최소의 실무진과 함께 일반 국민으로부터 의견과 조언을 직접 받겠다는 구상이다.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 선언 전부터 전·현직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최재형 라인’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지지 세력을 형성했다. 하지만 그간 캠프 내부에선 최 전 원장의 행보에 대한 의견 차이가 존재했다고 한다.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고유의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 맞서면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결국 최 전 원장의 지지율 답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 사이 최 전 원장을 돕던 이들의 캠프 이탈도 이어졌다. 캠프 출범 초기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던 박수영 의원이 앞서 캠프를 떠난 게 대표적이다. 박대출·조해진 의원은 이번 후반기 상임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캠프 외곽에서 돕는 상황이다. 이번 캠프 해체 조처로 원년멤버였던 김영우 전 국회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이날 캠프에서 나왔다. 정 전 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는 당의 상임고문으로서 우리 당 전체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래의 자리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 전 원장이 먼저 국정 운영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후보 본인의 분명한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이 사람, 저 사람들의 의견이 뒤섞였다”며 “왜 대선에 나왔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는 본인 외에는 얘기할 수 없지 않나. 후보가 그런 걸 제시해야 캠프가 끌고 갈 수 있는데 그런 게 부재했다”고 털어놨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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