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황교익씨. 연합뉴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캠프에서도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내정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악화하는 여론에 이 지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17일 오전 화상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에선 “오는 30일 도의회 청문회를 거친 뒤 최종 판단을 하면 된다”는 의견부터 “정치적으로 리스크가 있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논의가 분출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한겨레>에 “캠프 내에서도 황교익씨 관련해 찬반이 팽팽하다 보니 입장을 정리 중이다. 임명을 반대하는 의원도 있고, 관철하자는 의원도 있다”며 내정 철회 가능성에 대해선 “반반”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은 내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서둘러 이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공정’을 강조해온 이 지사가 인사 문제로 ‘불공정 프레임’에 걸려들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것이다. 캠프 소속 한 의원은 “황교익 내정자를 위해 응모자격을 바꾼 게 아니라는 건 알겠지만, 이 문제는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 코드 인사냐, 낙하산 인사냐를 가르는 기준은 전문성인데 그 기준에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황교익씨 유튜브에 출연하고, 황씨도 이 지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등 일부에서는 보은성 인사로 비칠 수도 있다.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기 때문에 정리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한테 여론이 나쁘다고 여러 차례 전달했다”며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뒤 이낙연 캠프는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낙연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이날 <시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기도 관광은 평화관광이 핵심 목표인데 (황교익 사장 내정은)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황씨가)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를 하고 한국 음식은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많이 했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는 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황씨는 페이스북에 “정치권의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가 민주당 유력 대권 후보인 이낙연 캠프에서 저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낙연이 일본통인 줄 알고 있다,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응수했다.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 캠프는 일단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과 관련한 ‘팩트체크 논평’을 냈다. 송평수 대변인은 “경기관광공사는 2019년 개정된 열린 채용 기준을 적용하여 지난 7월9일부터 8월3일까지 사장 공개모집을 진행했다”며 “모든 절차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었고, 어떠한 사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요소도 일절 개입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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