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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싸움닭서 해결사로…90% 공약이행 내세워 “이재명은 합니다”

등록 2021-07-01 23:20수정 2021-07-02 02:40

4년전과 달라진 두번째 대선 도전
4년전 ‘문재인 대세론’ 쫓던 추격자
이젠 명실상부한 여권 1위 주자
선언문 “공정” 7번 “성장” 11번 언급
재벌 해체 대신 기업과 상생 강조

영상 메시지로 차분하게 비전 설명
성남시장·경기지사 성과 바탕으로
안정적인 지도자 모습 집중 부각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도전은 두번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뒤 급박하게 치러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기초단체장(성남시장)이었던 그는 ‘공정한 나라’를 세우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1등 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따라잡아야 하는 추격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정치적 위상부터 달라졌다.

4년 전 문재인 후보에 맞서 “대세는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외쳤던 그는 이제 지지율에서 여권의 다른 경쟁자를 크게 앞서는 명실상부한 여권 1위 주자다. ‘문재인 대세론’을 깨기 위해 ‘싸움닭’ 이미지로 선명성을 강조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이번에는 ‘이재명 대세론’을 깨려는 다른 주자들을 상대로 지지율을 지켜내고, 경선 이후 본선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4년 전과 전혀 다른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4년 전 이 지사는 12살에 어머니 손을 잡고 출근했던 경기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 앞에서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휠체어를 탄 노모와 요양보호사, 환경미화원, 야쿠르트 배달원으로 살아가는 형제들을 한명 한명 소개했다. ‘소년공 출신 인간 이재명’을 강조하며 ‘노동자 출신 대통령’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번엔 현장 연설 없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성과와 비전을 설명했다.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후발주자로서의 선명성을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을 거치며 쌓아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집중 부각했다. 도정 활동 사진을 배경에 빼곡히 담으며 ‘경기지사 이재명’의 경륜과 성과를 드러냈다. 특히 경기도지사 3년 동안 ‘90% 공약 이행률’과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한 것을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우며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현재의 거울에 비친 과거가 미래”라는 말로 자신이 말이 아닌 성과로 증명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017년 재벌을 ‘거대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탄압에 맞서 ‘노동자 보호’를 외쳤던 이 지사는 이제 기업과의 상생을 성장의 열쇳말로 내놓았다.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가 확정되면 불법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4년 전 외침은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규제 합리화로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처방으로 대체됐다. 2017년 출마 선언문에서 6차례 언급됐던 ‘공정’이라는 단어는 이번 선언문에서 7차례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4년 전 4차례 언급됐던 ‘성장’은 이번엔 11차례로 늘었다. ‘공정’에 대한 강조는 달라진 게 없지만 ‘성장’에 더 무게를 두면서 중원 공략에 나선 것이다.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비주류 기초단체장’ 출신이 단기필마로 경선을 치러야 했던 건 이제 과거 일이 됐다. 이 지사는 현재 여권 내 어떤 대선주자보다 풍성한 당내 지원 조직을 갖추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30~40명이 모인 ‘성장과 공정 포럼’을 비롯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연구모임을 이어받은 민주평화광장, 국내외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공명포럼이 그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거세게 공격하면서 형성된 친문 지지자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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