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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박’중인 대구…“‘대통령 꼬붕’ 의원 사라져야죠”

등록 2016-03-30 20:04수정 2016-03-31 00:59

30일 오전 11시 유승민 의원(가운데)이 대구 동구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진산식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그의 왼쪽은 권은희 의원, 오른쪽은 류성걸 의원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30일 오전 11시 유승민 의원(가운데)이 대구 동구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앞 특설무대에서 열린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진산식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그의 왼쪽은 권은희 의원, 오른쪽은 류성걸 의원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친박’ 싹쓸이 대구에 심상찮은 균열
“이번에는 대통령이 잘못한 겁니다”
대구가 심상치 않습니다. 제18대 총선(2008년 4월)부터 ‘친박’이 싹쓸이를 해 온 대구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야당이 만든 균열은 아닙니다. 유승민 의원이 대구 선거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친박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30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동화사 통일약사대불 앞 특설무대에서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진산식이 열렸습니다. 주요 인사들을 위해 마련된 앞쪽 객석에 4·13 총선 대구 후보들이 모였습니다.

첫 번째 줄에는 ‘진박’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구갑)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두 번째 줄에는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을 비롯해 ‘유승민계’인 류성걸(대구 동구갑)·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이 모여 앉았습니다. ‘친박’인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혼자 떨어져 앉았습니다. 대구 수성구갑에서 맞붙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 새누리 공천을 받은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대구 달서구갑)과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도 참석했습니다.

내빈 소개가 시작됐습니다. 순서는 ‘최경환·정종섭·김문수·김부겸·류성걸·유승민·권은희’였습니다. 뒤쪽 객석에서는 정치인을 소개할 때마다 의례적인 박수 소리가 나왔습니다. 유 의원을 소개하자 크지는 않았지만 “와~” 하는 환호성이 나왔습니다. 이날 참석한 티케이(TK) 정치인들 가운데 유일하게 환호를 받았습니다.

행사가 끝나기 전 유 의원은 류·권 의원과 함께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몇몇 사람들이 유 의원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힘내세요”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유승민 의원님 고생이 많습니다. 이번에는 분명 대통령이 잘못한 겁니다”라고 말한 이도 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서 조원진 의원은 “(김무성 대표는) 무소속 복당 불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공천과 관련해 어려웠던 지역을 찾아가 입장을 견지해줘야 한다”며 유 의원에게 또다시 날을 세웠습니다.

조 의원이 승합차를 타고 떠나자 근처에 있던 한 스님이 혀를 차며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유승민이 돼야 합니다. 이제 대구도 변해야 해요. 대통령 ‘꼬붕’이나 하는 국회의원들은 이제 사라져야 해요.” 그리고 “나는 동화사 해운 스님”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예전엔 대구에서 보기 힘든 풍경입니다.

최근 여론조사도 대구의 이런 균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후보가 아예 없는 동구을은 유승민 의원의 당선이 거의 확실합니다. 수성구갑에서는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이 새누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수성구을에서는 새누리 이인선 후보가 무소속 주호영 의원에게 크게 뒤지고, 북구을에서는 무소속 홍의락 의원이 새누리 양명모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대로라면 새누리당은 대구의 12개 선거구 가운데 4곳을 무소속이나 야당에게 내줄 판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북구갑에는 무소속 류성걸 의원이 새누리 정종섭 후보와 오차 범위 안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에서도 무소속 구성재 후보가 새누리 공천을 받은 ‘진박’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8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대구·경북의 새누리 지지율은 14.0%포인트나 급락했습니다. 물론 선거 막판에 보수층 결집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친박’은 유승민 의원을 ‘배신자’라고 공격합니다. 김무성 대표에게는 유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복당시키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 선거사무소에 오랫동안 걸려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도 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 의원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 의원은 지금의 ‘친박’을 ‘비상식’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9일 조원진 의원은 새누리 대구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했습니다. 30일에는 유승민 의원이 선거사무소에서 발대식을 했습니다. 조 의원과 유 의원이 했던 말을 올려드립니다. 유 의원이 ‘배신자’인지, ‘친박’이 ‘‘비상식’인지를 판단하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지 모릅니다.

△29일 오후 1시30분 대구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조원진 의원이 한 발언

이재만 후보 잠깐 일어나 주십시오. 저는 이재만 후보를 새누리당 후보로 인정합니다. 인정하시는 분 박수쳐주십시오.

박근혜 대통령 개혁에는 사심이 없습니다. 사심없는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세력들이 나는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어요. 필리버스터 9박10일 하는 야당에만 있는 줄만 알았더니, 우리당 출신 의원 중에서도 박근혜 개혁에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있더라.

이번 공천과정에서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아 버린 사람 있습니다. 우리 당에 높은 사람이라서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분명히 총선 이후에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을 져야 한다,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요. 박근혜 정부에 원내대표했던 분이 모든 일마다 안다리 걸었습니다.

박근혜 정부 2년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도와줘도 4대 개혁하기 힘듭니다. 딴지 거는 세력이 워낙 많기 때문에 대구시민이 똘똘 뭉치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이 국민들이 똘똘 뭉쳐도 개혁하기가 힘든데, 우리 스스로가 무너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새누리당은 바로 이 보수정권의 심장이며 중심입니다. 대구가 무너지면 새누리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대한민국이 무너집니다.

△30일 오후 2시 선거사무소 발대식에서 유승민 의원이 한 발언

저는 그저께 밤을 새우면서 선거홍보물을 만들었습니다. 동구을 모든 세대에 발송이 될 선거 홍보물입니다. 이 선거홍보물을 만들면서 제가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해 적었습니다. 저는 당에 있으면서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늘 주장해오던 사람입니다. (생략)

이 자리에 계신 거의 대부분은 서민, 중산층입니다. 보수정당이 서민, 중산층을 위해 정말 진지하게 노력하고, 따뜻한 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하는 것, 또 절대 부패,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깨끗하고 당당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하자는 게 뭐가 잘못됐습니까? 반드시 이겨서 우리 집으로 들어가서 지금 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 나라의 유일의 보수당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바로 세우는데 여러분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생략)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께 당부를 드립니다. 국회의원을 출마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지, 거기에 대해 분명한 고민과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무소속 후보들을 두려워하고 무슨 바람이 일어날까봐 겁을 내는 저분들의 행태는 도저히 정상이라고 보이지 않습니다. (생략)

이분들과 함께 제가 당에 돌아가서 지금 저렇게 무너지고 있는 당을 바로 세우는데 여러분이 꼭 도와주십시오. 제가 죽을 힘을 다해서 4월12일 밤 12시까지 대구 시민들의 선택을 당당하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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