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전환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으로 인해 취약해진 계층과 피해를 받는 계층에 보호를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달 31일 밤 열린 ‘2021 피포지(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실시간 화상 정상 토론에서 “아임에프(IMF)는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공정한 전환’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탄소 집약도가 높은 산업에 종사하는 국민들을 지켜야 한다. 취약계층들의 보호를 위해서는 재교육 훈련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13명의 토론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이른바 ‘공정한 전환’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한다면, 석탄발전소 폐쇄·전기차 도입 등의 변화로 인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실업 등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도 같이 고려해야한다는 주장을 말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정의당 등은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위기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정의로운 전환’ 보다 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 성장 만능주의에 기초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 역시 ‘그린 워싱(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에만 몰두할 뿐 관련 산업인 발전-에너지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등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국가 내에서도 이러한 (녹색) 전환으로 인해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하고 있는게 중요하지만 공정한 전환은 국가를 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여기 계신 많은 국가 정상분들께서 매년 기후금융과 관련해 천억불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합의를 해주셨다. 이것은 개도국의 지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도 기후와 관련된 요소들을 거시경제 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성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등 세계 정상급 인사 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열린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토론세션. 청와대 제공
아울러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공정한 전환’과 함께 ‘적절한 저탄소 성장을 위한 인센티브 마련’과 ‘공공자금의 녹색투자 강화’ 등도 포괄적인 녹색성장 정책을 위해 중요하다고 꼽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점진적으로 탄소에 대한 가격을 인상시키지 않는다면 전 세계는 결국 파리 협정의 목표(지구 온도 상승 1.5℃ 이하)를 달성할 수 없다”면서 “예측할 수 있는 탄소 가격 인상을 하면 기업들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적절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출권거래제와 탄소세 등 탄소가격이 높아지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연관산업이 많은 국내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는 전망도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990년대 세계은행에서 환경담당 경제학자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과 세계은행 최고경영자 등을 맡은 뒤 2019년 국제통화기금 총재가 됐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0 세계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대책이 “‘더 푸르게, 더 영리하게, 더 공정하게’ 될 수 있는데 방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최초 환경 다자 정상회의인 ‘2021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는 게오르기에바 총재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토론과 서울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은 해운과 선박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친환경 해운과 친환경 선박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바다 오염 방지 등을 이번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