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04
10년 차 정치인 안철수 성적표 중간 결산해보니
여론조사 2011년 50%에서 2020년 4%까지 하락
여론조사 비호감 수치 수도권-부울경이 더 높아
윤여준 “마라톤이 딱 맞으면 혼자 하는 일 해야”
금태섭 “옆 사람 불편을 전혀 눈치 못 채는 사람”
황교안 하태경 끝없는 구애…손학규와 담판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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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마라톤이 딱 맞으면 혼자 하는 일 해야”
금태섭 “옆 사람 불편을 전혀 눈치 못 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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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대선후보 다자 구도 지지도
박근혜 37%, 안철수 25%, 문재인 21%, 의견 없음 18%
대선후보 양자 구도 1.
박근혜 44%, 안철수 46%, 의견 없음 10%
대선후보 양자 구도 2.
박근혜 47%, 문재인 44%, 의견 없음 10%
한국갤럽 자료
▷ 김경래 : 보수 통합의 변수 중 하나로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변수가 될 거라고 보세요?
▶ 윤여준 : 그거는 아직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을 한다고 정치에 돌아온다고 하고 나서 한 말이 있더라고요, 언론 보도를 보니까.
▷ 김경래 : 페이스북에 쓰고 막 그랬던데.
▶ 윤여준 : 그런데 아주 보편타당한 이야기예요. 이게 다 옳은 이야기죠. 그런데 그것만 봐서는 뭐를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돌아와서 자기가 이런 이런 걸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으니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봐야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를 판단하실 수 있을 거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너무나 옳은 이야기만 했기 때문에 그리고 또 누구나 하는 이야기고.
▷ 김경래 : 과거의 ‘안철수 현상‘ 이런.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꽤 큰 어떤 바람이 불 수 있을까요? 안철수 전 대표.
▶ 윤여준 : 지금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이야기하기는 조금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여론조사한 걸 보면 중도층이 상당히 많아요. 줄었다 다시 최근에 늘어난 추세를 보이는 것 같던데 중도층은 아직 자유한국당이 못 잡고 있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안철수 의원이 돌아와서 중도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호소력 있는 그런 아젠다도 제시하고 정책도 제시하고 해서 중도층을 흡인한다 그러면 상당히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건 이론적으로 가능성만 이야기하자면 없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 김경래 : 뭐 4차 산업혁명 견문도 많이 넓히고 마라톤 하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이랬다는 거 아닙니까?
▶ 윤여준 : 그때 언론 보도를 보니까 마라톤 해봤더니 자기한테 딱 맞는 운동이라고 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그랬어요. 그러면 혼자 하는 일을 해야 한다. 마라톤은 혼자 뛰는 거잖아요. 민주주의는, 민주 정치는 협업이에요. 같이 하는 거거든요.
▷ 김경래 : 마라톤 뛰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군요, 지금 정치를 할 사람들은.
▶ 윤여준 : 아니, 그냥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장면은 안 후보의 차를 타고 대학 캠퍼스로 갔을 때였다. 우리는 두 시간 정도 학교 뒤 언덕을 걸으면서 얘기를 했다. 그 언덕에는 시멘트로 포장한 산책로가 있었는데 너비가 좁아서 오고 가는 두 사람 정도가 지나칠 수 있는 정도였고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야 할 때도 있었다. 길 바깥도 울퉁불퉁할 뿐이지 진흙이 굳은 평지여서 걸을 수는 있었다. 그런데 안 후보는 길 오른쪽 가장자리 쪽으로 바짝 붙어서 걸었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들도 꽤 있었기 때문에 한쪽으로 붙었던 것 같다. 안 후보와 얘기를 나누기 위해 나는 산책로 바깥에서 울퉁불퉁한 진흙 위를 걸어야 했다. 못 걸을 길은 아니었지만 좀 불편했고 흙먼지 때문에 신발도 지저분해질 수 있었다. 두 시간을 그렇게 걸었다. 무척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오랜 기간은 아니라도 함께 대선을 치렀기 때문에 안 후보의 성품을 어느 정도는 안다. 자신이 편하자고 일행에게 불편함을 강요하거나 혹은 다른 이유에서라도 누구를 괴롭히는 유형은 전혀 아니다. 내가 진흙 길로 걷는다고 해서 안 후보가 더 편한 것도 아니었다. 만일 알았다면 나보고 시멘트 길로 걸으라고 권유했을지도 모른다. 안 후보는 단지 내가 불편한 길로 걷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란히 함께 걷는데 옆 사람이 어떤 길을 걷는지 눈치를 못 채는 것은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지방에 머물던 주요 인사를 만나러 수행원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갔다. 식사할 시간이 없었다. 안철수 대표만 간단히 요기했다. 수행원들은 쫄쫄 굶었다. 일이 다 끝나고 서울로 돌아오는데 안철수 대표가 밥 먹고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 자기 배가 고프지 않으니까 수행원들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선입견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없는 설움’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았다. 1980년대 후반, 부부가 월급 30~40만원가량의 국립대 조교와 전공의로 일하며 빠듯하게 생활하느라 양가 부모님 눈치를 보며 아이를 맡겨 키워야 했고, 결혼 후에 긴 전세살이를 하며 ‘집 없는 설움’도 겪었다. 회사를 차린 후에는 몇 년간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어음깡’(물품 대금 등으로 받은 어음을 은행 등에 액면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팔이 급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가리키는 속어)을 하러 다녀야 했다. 그는 월급날이 다가올 때마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담당자의 눈치 때문에 은행 가기가 죽기보다 싫었던 중소기업 사장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력서에 드러난 화려함과 달리 그는 ‘돈 없고 힘없는 이들의 설움’에 대해 공감의 폭이 넓어 보였다. 그가 복지와 정의를 앞세워 우리 사회의 미래상을 그린 것은 ‘차가운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뜻 우리 사회의 양지만 밟고 살았을 것처럼 보이는 그가 경제 민주화, 권력기관 개혁 등 다양한 쟁점에서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사회 밑바닥의 아우성을 체험으로 들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저는 지난 1년여간 해외에서 그동안의 제 삶과 6년간의 정치 활동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민들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제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세계는 미래를 향해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바라본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나라는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 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장차 어떻게 될지 암담합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부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습니다.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고마운 말씀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 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습니다. 외로운 길 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안철수 올림
―야권 통합이 시급하다고 하는데.
"야권은 통합이 아니라 혁신이 우선이다. 지금 진영 간 우열은 확실하게 좌파로 넘어갔다. 진영 대결을 할수록 현 집권 세력이 유리하다. 왜 그런 불리한 대결 구도에 스스로 빠져들려 하는가. 좌파가 세니까 '모이자' 해서는 못 이긴다. 야권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접촉해 오지 않았나.
"직간접으로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금 내 고민의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유 의원은 2년 전 바른미래당 창당에 대해 "결혼을 잘못해서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오류가 있었다면 비판받고 고쳐나가겠다."
―총선에 출마하나.
"내가 무엇이 되는가에 관심이 없다. 내가 국회의원이나 대선 주자가 되려고 돌아오는 거 아니다."
“누구와 손잡고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새로운 판이 만들어질 때까지 당분간 좀 기다릴 생각이다. 안철수 대표가 오면 판이 흔들릴 것이다. 판이 크게 흔들리면 돌파구가 생길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 협상을 해보고 여의치 않으면 독자 노선을 선택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또 쉽지 않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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