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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심판론의 격돌’…불안한 집값·황교안 리스크 ‘뇌관’

등록 2020-01-01 05:00수정 2020-01-01 14:52

[성한용의 정치막전막후301] 미리보는 4·15 총선
문재인 정부 심판 vs 보수기득권 심판
살얼음 경제, 꼬이는 비핵화 협상
정권 후반기 안정 돌파구 필요
황교안 대표 ‘극우메시아’ 독주 속
한국당 지지도 추락 보수재편 촉각
안철수 복귀·제3세력 각축도 변수

대통령제에서 권력의 절반은 국회가 가졌다. 우리나라는 4년마다 국회의원 전원을 다시 선출하는 총선거를 치른다. 총선 결과는 대통령과 정부의 성적표다. 차기 정권의 향배를 좌우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패배한 뒤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당했다.

2020년 4월15일 21대 총선의 정치적 의미는 막중하다. 여당이 이기면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 차기 대선에서 여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야당이 이기면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다.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대선에서도 정권교체 가능성이 커진다.

제헌 의회부터 지금까지 20차례 총선이 치러졌다. 1대와 2대는 무소속이 다수였다. 3대부터 20대까지 18차례 총선에서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기득권’ 세력이 15번을 이겼다.

예외는 1960년 4·19혁명 뒤 5대 총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분 17대 총선, 그리고 2016년 20대 총선 세차례였다. 왜 그럴까? 독재와 분단 때문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독재자였다. 분단국가에서 총선은 보수를 표방하는 분단 기득권 세력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2020년 총선이 좀 달라 보이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보수 세력의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당 비호감도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이 압도적 1위다. 보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2020년 4·15 총선 결과를 지금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선거제도가 소선거구제 지역구 중심으로 바뀐 뒤에 총선 4개월 전 여론조사나 전문가 예측이 맞았던 적이 한번도 없다.

소선거구제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에서는 민심이 증폭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론적으로는 지역구에서 51%만 득표하면 당선된다. 49%를 득표해도 떨어질 수 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민정당은 200석 안팎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125석에 그쳤다. 1992년 14대 총선도 민자당은 200석 이상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149석으로 과반 미달이었다.

1996년 15대 총선은 집권 여당 신한국당의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신한국당은 개혁 공천으로 139석 1당을 사수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해 승부를 걸었지만 이회창 총재의 한나라당이 133석으로 1당을 차지했다.

2008년 18대 총선은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연대 돌풍이 불었고, 2012년 19대 총선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승리했다.

지난 연말 개정된 선거법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비례대표를 1석도 늘리지 못했고 연동률 50%에 캡 30석까지 씌웠다. 선거제도 개편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따라서 21대 총선에서 선거제도 변화는 큰 변수가 안 될 것 같다. 자유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새로 만들어도 효과가 꼭 긍정적일 것 같지 않다. 지역구 선거에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비례 위성정당과 우리공화당의 다툼도 치열할 것이다.

분단체제 기울어진 운동장 이번엔?
보수기득권 20번중 15번 이겼지만
탄핵 후유증, 전열정비 마무리 안돼
개혁공천 등 향배 따라 이변 예고
‘연동형 비례’ 찻잔속 태풍 가능성
최근 2차례 비대위 선전 주목해야

역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도 막판 민심의 미묘한 바람이 태풍으로 발전하면서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끝까지 절박감을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쪽이 이길 것이다. 19대 총선과 20대 총선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정당이 승리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6년부터 여론조사를 할 때 안심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가 터무니없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은 줄었다. 2018년 지방선거 여론조사 수치와 실제 선거 결과는 대체로 일치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안심번호가 총선의 역동성 및 이변 가능성을 다 상쇄하지는 못할 것이다.

4·15 총선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결정적 변수’가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선거는 아직 멀었다. 선거 구도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변수는 세가지 정도로 추려볼 수 있다.

첫째, 문재인 심판론이다.

대통령 임기 3년 만에 치르는 총선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야당의 ‘문재인 심판론’이 먹혀들면 여당은 패배한다.

경제는 아슬아슬하다. 조금만 틈을 보이면 야당과 이른바 보수 신문들의 ‘경제 파탄론’ 공세가 먹혀든다. 서울의 아파트값 폭등과 지난 12월16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한꺼번에 떨어졌다. 집값은 확실히 민감하다.

한반도 성적표는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다. 서글프지만 현실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등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부와 여당의 지도부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문재인 심판론’을 극복할 수 있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행보와 거취다.

황교안 대표의 행태는 정치인이 아니라 종교인에 가깝다. 극우 메시아주의를 앞세워 자유한국당을 ‘태극기 부대’와 우리공화당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 내부에는 황교안 대표를 견제할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 친박-비박 균형이 무너진 탓이다.

황교안 대표의 독주는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보수 야권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권 전략통들은 “황교안 대표가 버텨주는 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대표가 여권의 ‘엑스맨’으로 불렸던 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지지도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총선 참패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원이나 출마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만약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황교안 대표를 몰아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데 성공한다면 보수 야권에 변화의 계기가 생긴다. 황교안 대표가 사라지면 보수 통합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황교안 대표 이외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심재철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와 일심동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회생시킬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진짜 ‘꾀돌이’인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셋째, 제3세력의 움직임이다.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오른쪽으로 크게 이동하면서 중원이 텅 비었다. 그 빈 곳을 차지하기 위해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새로운 보수당’ 유승민 의원 등의 각축이 시작됐다. 안철수 전 대표가 총선 전에 돌아올 것인지도 어쨌든 관심사다.

유성엽·박지원·천정배 의원 등이 주도하는 ‘대안신당’, 그리고 정동영 대표가 이끄는 민주평화당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합종연횡일까, 이합집산일까? 기호 3번을 차지하는 정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심상정 대표가 이끄는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이 소폭에 그치면서 고전이 예상된다.

이러한 세가지 기본적인 변수보다는 아직 출현하지 않은 ‘결정적 변수’가 훨씬 더 파괴력이 클 것이다. 결정적 변수는 새로운 인물이나 공약일 수도 있지만, 뜻밖의 실책이나 사소한 실언일 수도 있다. 선거의 묘미는 역시 그 불확실성에 있는 것 같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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