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관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 곰이-송강의 새끼들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청와대에서 수석급 이상 참모진에게 세배를 받은 뒤 평양식 온반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 세배에 맞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보통 떡국을 먹는 것이 상례인데 오늘은 김정숙 여사가 온반을 준비했다”며 “김정숙 여사가 ‘평양식 온반인데 북한에서는 온반도 많이 먹는다. 따뜻한 음식인데 평양에서 오실 손님도 생각해 온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연휴 첫날인 2일 오전 양산으로 출발해 5일 저녁까지 머무르다 청와대로 돌아왔다. 양산에서는 모친과 함께 부친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왔고 차례도 지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중인 지난 4일 경남 양산 자택의 뒷산인 대운산에 올라 주변을 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의 오찬에서 연휴 때 읽은 책 <사랑할까, 먹을까>(황윤 지음)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돈가스도 좋아하고 고기도 좋아하는 아이가 돼지 사육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고민과 딜레마를 다룬 책이다. 채식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 사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설 연휴 중에 양산 자택 주변을 산책하며 느낀 점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08년 2월 처음 양산에 갔을 때만 해도 길도 좁고 아주 궁벽한 산골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도로도 넓어지고 많이 고쳐졌다. 하지만 여기저기 많이 파헤쳐져 자연스러운 맛이 좀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뒷산에 나만의 산책길이 있었다. 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길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많은 사람의 발자국이 남겨져 있더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구제역 확산 방지와 안전 업무에 종사한 공무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설을 앞두고 구제역이 발생해 걱정이 많았는데, 이동이 많은 연휴기간 확산을 막아내 다행”이라며 “설을 반납하다시피 하고 13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의 백신 접종을 마친 공무원들과 수의사님들께 각별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축산 농민들께서도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썼다. 또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작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명절 때마다 국민들의 안전한 명절을 위해 자신과 가족들의 명절을 희생하고 비상근무에 임하는 경찰관과 소방관들께도 국민들을 대신해 특별히 감사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