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무개차를 함께 타고 평양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북한 쪽 길을 통해 백두산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 전용기가 평양 국제공항에 내리기 직전 기내에서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었는데…. (웃으면서) 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취미가 등산인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에 살 때 뒷산을 자주 올랐고, 히말라야 트래킹도 네 번 다녀올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다.
문 대통령의 방북길에 밝힌 ‘백두산 사랑’이 심상치 않게 들리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남북 정상의 친교 일정 가능성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겸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마지막날인 20일 두 정상이 친교 일정을 가질 수도 있고, 이럴 경우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평양에서 비행기을 타고 가더라도 하루 일정으로 백두산을 들르기는 무리한 일정이지만, 문 대통령과 대표단 일행이 백두산 부근 삼지연 공항을 이용해 서울로 귀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밖에도 김 대변인이 공개한 문 대통령의 기내 발언을 보면,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앞두고 크게 긴장하지 않는 듯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방문은 처음이지만 북한은 다섯번째 방문”이라며 “금강산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이산가족 상봉을 했고, 개성도 방문했고,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에서 2차 회담을 했다. 판문점 1차 회담 때 ‘깜짝 월경’까지 하면 모두 다섯 번”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며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평양·서울 공동취재단,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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