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1일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이달 중순 비공개 방한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양 정치국원이 다녀간 것은 사실”이라며 “합의가 이뤄졌다든지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양 정치국원이 방한해) 좋은 분위기에서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공개 방한 이유에 대해 “양국 정부 간 보다 원활한 대화를 위해 비공개로 다녀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 사령탑이다.
정의용 실장과 양 정치국원의 협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에 중국 참여 여부가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논의했다거나 종전선언문에 관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과 양 정치국원의 면담 자리에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해제와 관련한 논의는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드 보복 해제 논의’ 여부에 대해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보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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