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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등록 2018-05-25 09:44수정 2018-05-25 18:36

<한겨레 TV> ‘더정치 인터뷰’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보다 더 큰 꿈을 갖고 있다”
“6·13 지방선거 전북지사 임정엽 후보 해볼 만…연정은 쉽지 않을 것”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 무산 위기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인다”며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발휘해 재반전 노력을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특사를 보내 적극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정동영 의원은 제안했다.

정동영 의원은 2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외교사에 없는 이례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예측불가와 즉흥성이라는 ‘트럼프 리더십’을 생각하면 협상의 연장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내용은 적절한데 트럼프의 편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라서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 의원은 24일 오후 <한겨레 TV> ‘더정치 인터뷰’에 출연해 “북한은 전략적 결단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거래를 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큰 그림은 맞춰져 있는 것이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검증에 대해 정 의원은 “‘과거 핵’을 북한이 자발적으로 폐기하기 전에는 어차피 완전한 폐기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신뢰의 문제라고 본다”며 “핵 없이 생존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굳이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핵을 감출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에 갔을 때 북한 사람들과 북한 지도자들의 눈동자에서 공포를 봤다”며 “세계 최강대국 미국, 그리고 경제력에서 실제로는 100배 차이가 나는 남한 자체가 북한으로서는 커다란 두 가지 공포”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대해 “이런 공포로부터 해방되어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경제 건설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 4단 논법을 “첫째, 미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다, 둘째, 미국은 우리를 압살하려고 한다, 셋째, 우리가 생존하려면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 넷째, 핵과 미사일을 완성해 억지력을 가진 뒤 때가 되면 협상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2005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자신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자꾸 의심하자 김정일 위원장이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삼시 세끼 해결을 목표로 삼았던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아들인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및 베트남처럼 인민들에게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더 큰 꿈을 가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그는 “지금은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상상보다 현실이 앞서간 국면이었다”며 “우리가 관성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실사구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북한을 적으로 생각하며 70년을 살아왔기 때문에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과 일본이 우리의 적이 아닌 것처럼 북한도 이제 적이 아니라고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생일이 휴전협정일인 1953년 7월27일이라고 소개한 뒤 “서울역에서 기차표를 사서 평양을 거쳐 압록강 두만강 건너 만주로 시베리아로 수학여행도 가고, 사람과 돈과 물자가 오가는 그런 시대가 우리 눈앞을 지나가고 있다. 신의 옷자락을 움켜쥐기 위해 작은 역할이나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에 대해 정 의원은 “임정엽 전 완주군수가 민주평화당 전북지사 후보로 나섰는데 후보의 경쟁력과 전북의 피폐한 경제 상황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평화당이 정의당과 함께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이후에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방선거 이후 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권력을 나누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이나 의지가 있어야 수반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연합 정치의 경험이 별로 없고 대통령제에서는 권력을 청와대에서 단독으로 행사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목표에 대해 “불평등 해소와 한반도 평화 체제 두 가지에 역할이 있다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더정치 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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