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기내간담회…“이번 회담, 의문도 사전조율도 없어
두 정상, 북미회담 합의 이행 방안 허심탄회하게 논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난 뒤 지난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정점으로 순항하던 한반도 정세가 북한의 태도 변화로 난기류에 빠졌으나 새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정상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입장을 21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1일 워싱턴행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은 지금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 다만 여러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네번째 정상회담에 대해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이후 상황을 어떻게 잘 이끌어 갈 것이냐에 대한 정상 차원의 솔직한 의견 교환이 주 목적”이라며 “그래서 정상회담 진행 방식도 과거와는 달리 딱 두 정상 간 만남을 위주로 하기로 했다. 수행원들이 배석하는 오찬 모임이 있지만 두 정상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는 식의 모임을 하자고 한미 간 양해가 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통의 정상회담이 두 나라 실무진 사이에 발표내용이나 합의문 등을 사전 조율하지만 이번 한미회담에는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한다. 정 실장은 “수행하는 저희도 두 분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하실지 예측을 전혀 못 하는 상황이며 바로 그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북미회담의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의제에 관해 “6·12 북미정상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지, 그 합의를 어떻게 잘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두 정상이 그 두 가지 목표 지점까지 갈 수 있느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북미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면서 상호존중과 역지사지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북한 쪽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한미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도록 어떻게 협력하고 어떤 것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다양한 논의가 실무 차원에서 있었고, 이번에 정상 차원에서 좋은 얘기가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이구동성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