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경수 민주당 의원 드루킹에게 기사 URL 보내” 밝혀
‘댓글 추천수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아무개(48·필명 드루킹)씨에게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바일 메신저로 언론기사 인터넷주소(URL)를 보냈다고 경찰이 20일 밝혔다. 김 의원이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 보낸 기사들 가운데 대통령선거 이전 보도는 8개다.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이미지와 관련되거나 대선 토론회 내용을 전하는 기사였다. 나머지 2건은 대선 이후 문재인 정부의 인사와 김 의원 본인 인터뷰 기사였다. 한 기사에는 ‘드루킹’의 아이디와 유사한 아이디의 댓글도 있었다. 김 의원이 전달했다는 기사들 밑에, 실제 어떤 댓글들이 달렸는지 등을 살펴봤다.
■ 댓글 많은 기사는
대선 전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기사 중 댓글이 가장 많이 붙은 기사는 2017년 4월28일 대선 후보 토론회를 보도한 <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 “중기·벤처가 만들어야> 제목의 기사였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3500여개의 댓글(오후 3시 현재)이 달렸다. 제일 높은 곳에 노출된 댓글의 추천수(공감수)는 4921개였다. 이 기사에서 상위에 노출된 댓글들을 보면, “홍준표 골때리네 해고가 자유로우면 모두 다 비정규직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잖아”, “홍준표가 경제를 이야기한다. 와.. 개소리다 ㅡㅡ” 등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가짜뉴스에 대응한다는 소식을 담은 <문재인 측, '치매설' 유포자 경찰에 수사의뢰…"강력 대응">(2017년3월13일) 기사에도 3180여개 댓글이 달렸다. 가장 높은 곳에 노출된 댓글은 가짜뉴스 제보를 받는 문재인 캠프 공식신고센터 인터넷 주소를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이 댓글이 상위에 고정되자, 다른 ‘베댓’(베스트 댓글)이 내려갔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 의원이 보냈다는 기사에는 <한 아이돌 가수의 '찍덕'이 촬영한 문재인과 표창원의 사진은 매우 감각적이다(사진)>, <주부 62% 비호감' 문재인, 여성표심 '올인'…"내가 제일 잘 생겼는데">처럼 가벼운 내용의 기사들도 있다. 두 기사는 각 언론사 누리집에는 존재하지만, 현재 네이버 포털에서 찾을 수 없다.
이 외에 김 의원이 전달했다는 문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 관련 기사들에 달린 댓글은 50~300개에 그쳤다. 상위에 노출된 댓글에 대한 추천수(공감)도 100개 안팎이었다. 그래서인지 경찰이 김 의원이 보냈다는 10건의 기사를 공개한 뒤, 해당 기사들을 직접 검색한 일부 누리꾼들은 “댓글 조작이라더니 이것밖에 안 되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 드루킹 유사 아이디도…
2017년 5월2일 <막판 실수 땐 치명상…문 캠프 ‘SNS·댄스 자제령’> 기사에 달린 댓글 중 ‘tuna****’라는 이용자가 쓴 “신중하게 남은 일주일 준비하는 더민주가 믿음직스럽습니다. 19대 대통령은 역시 문재인!”이라는 내용이 있다. 이는 ‘드루킹’의 네이버 아이디 ‘tuna69’와 유사하다. 다만 이 댓글의 주인과 ‘드루킹’이 동일인이라는 것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 악플 vs 선플
김 의원이 전달했다는 기사 가운데, <막판 실수 땐 치명상…문 캠프 ‘SNS·댄스 자제령’> 제목의 기사에는 댓글이 150여개 달렸지만, 초기 댓글이 당시 문 후보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와 반대되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는 특정 후보 지지자들이 ‘좌표(인터넷 주소)’를 찍고 댓글이나 공감 표시를 통해 서로 다른 주장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김경수 민주당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
(오후 3시 현재)
△2016-11-25 jtbc 썰전 문재인 전 대표 인터뷰/삭제
http://naver.me/xLDKKKG9
△2016-11-28 한 아이돌 가수의 '찍덕'이 촬영한 문재인과 표창원의 사진은 매우 감각적이다(사진)/허핑턴포스트코리아 (네이버 링크 없음) https://goo.gl/q9mZd3
△2017-01-17 반기문 봉하行에 친노 불편한 시선…“정치적 이용” 비판/연합뉴스/댓글 45개 https://goo.gl/mZ3n65
△2017-3-8 '주부 62% 비호감' 문재인, 여성표심 '올인'…"내가 제일 잘 생겼는데"/ 중앙 (네이버 링크 없음) https://goo.gl/7Bz2ME
△2017-03-13 문재인 측, '치매설' 유포자 경찰에 수사의뢰…"강력 대응"/연합뉴스/댓글 3182개 https://goo.gl/AaQ43u
△2017-04-13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문재인 10분내 제압한다던 홍준표, 文에 밀려/뉴시스/댓글 339개 https://goo.gl/EHXaVd
△2017-04-28 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 “중기ㆍ벤처가 만들어야”/한국일보/댓글 3548개 https://goo.gl/p44AoL
△2017-05-02 막판 실수 땐 치명상 … 문 캠프 ‘SNS·댄스 자제령’/중앙일보/댓글 157개 https://goo.gl/BjxKDy
△2017-06-11 부총리·교육부장관 김상곤…법무 안경환, 국방 송영무(종합)/뉴스1/댓글 1056개 https://goo.gl/HH214Z
△2017-10-01 곪은 건 도려내야 새살 돋아…美도 우리가 운전석 앉길 원해/중앙선데이/댓글250개 https://goo.gl/a8QV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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