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문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들머리에서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투쟁본부’ 현판식을 하고 있다. 정유경 기자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난데없이 ‘사회주의 저지’ 현판이 내걸렸다. 자유한국당 당사가 있는 국회 건너편 한양빌딩 1층 현관이다. 지나가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과 각종 경제정책이 “나라를 사회주의로 끌고 가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는 홍준표 대표의 ‘구국의 의지’가 실렸다. 각 당 당사가 입주했을 때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했던 이곳이 제1야당의 ‘체제 수호 전진기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날 현판식에는 홍 대표가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 투쟁본부’ 공동위원장에 임명한 김무성 의원,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위장평화쇼를 추진하는 목적은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낮은 단계 연방제로 가기 위한 체제 변혁 시도다. 장내·장외 투쟁으로 사회주의 개헌을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표심을 결집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이날부터 시작한 ‘사회주의 개헌 저지 1천만명 서명운동’의 첫번째 서명자가 됐다. 홍 대표는 지난해 가을부터 전술핵 재배치 요구 1천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문 대통령 개헌안의 토지공개념 확대를 두고 “모든 사람이 무조건 평등하게 살자는 것은 과거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내걸었던 슬로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문 대통령 개헌안의 ‘수도 조항’을 거론하며 “헌법재판소가 서울은 600년 관습 수도라고 했다. 개헌안의 저의는 대한민국 수백년 전통, 자유민주주의 전통을 근본적으로 허물려는 좌향좌 개헌이다. 이를 용납하면 대한민국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현판식이 시작되자 ‘선거연령 18살 하향’ 적용을 요구하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회원들이 현판식 현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홍 대표는 “학교 안 가고 여기 오는 거 보니까 학생인지 아닌지…”라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셋째)와 김문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왼쪽 둘째)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들머리에서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투쟁본부’ 현판식을 하던 중, 청소년단체 회원들이 선거연령 인하를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이려다 당직자들의 제지를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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