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7시간 수사 결과를 놓고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논평을 냈던 자유한국당이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고개를 숙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어젯밤 나간 홍지만 대변인의 논평은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 다시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논평을 두고는 “(당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해당 논평에 대해 당 공식 논평이 아니라고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불행한 그 사고에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다는 것 그 자체 하나만으로 국민들이 어떤 경우든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전날인 28일 자유한국당은 검찰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가 넘도록 관저 침실에서 머물렀고, 오후에 최순실을 청와대로 불러 만났다고 발표한 뒤 홍지만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어 “현재의 야당 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 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논평은 2시간만인 밤 10시께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던 대목을 “박 전 대통령이 편파적으로 수사받았던 것이 사실”로 고친 수정본으로 다시 배포됐으나 다른 대목은 동일했다.
자유한국당은 앞서 22일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김기현 울산시장 경찰 수사를 놓고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논평을 냈다가 일선 경찰들의 거센 비판에 부닥친 지 닷새만에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막말 논평 논란’이 뜨거웠던 26일에도 홍지만 대변인은 “국무회의는 권력의 환관, 권력의 개들” “야당과 좌파는 좀비같은 무리”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정의당은 29일 논평을 내어 “공당의 대변인으로 지켜야 할 품격이 있다”며 “왜 유독 자유한국당 대변인들은 입으로 배설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꼬았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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