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최근 6·13 지방선거 전략공천을 결정한 김기현 울산시장의 친형제 등에 대한 수사를 하는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정권과 경찰의 ‘정치공작 게이트’를 조사하겠다며 자유한국당이 만든 ‘6·13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의 곽상도 위원장은 28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황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황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성철호 변호사와 정치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 서로 접촉하는 등 불순한 의도가 드러났다”며 “황 정창과 현 정부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울산 경찰청장의 정치적 의도를 가진 수사에 대해서는 당력을 모두 결집해서 대응하겠다. 조국 민정수석과 황운하 청장이 송철호 후보를 위해서 어떤 일을 했는지 울산시민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2014년 송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조국 민정수석이 맡았고, 최근 송 변호사와 황 청장이 두 차례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삼각커넥션에 의한 정치공작 수사”라고 주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황 청장 등을 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논평을 냈다가 경찰 조직과의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전국 14만여명 경찰과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지역표심이 요동치자, 이날 장 대변인은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인 일선 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저의 논평은 경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논평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을 비롯한 일부 정치경찰을 명시한 논평이었다”며 사과했다. 또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모든 후보자들께 죄송한 마음 전한다”고 덧붙였다.
황 정창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 변호사를 만난 사실을 해명하며 “울산청장이 지역 유력인사를 만나 경찰 현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조언을 청취하는 것은 울산청장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황 청장은 “야당(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중 세분들과도 1~2차례씩 만났고, 그 즈음에 (김기현) 울산시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만났다. 야당 주장대로라면 수사대상인 시장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났다는 결과가 된다. 야당 국회의원과 시장을 만나는건 괜찮고, 여당인사를 만나는건 부적절한 처신이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기적으로도 여당인사를 만난 시점은 9월과 12월로 문제의 사건들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1월초)되거나 첩보가 이첩되기 이전의 일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청 등 상급조직이 아닌 지역을 책임지는 일선 수사기관의 장이 ‘경찰 현안’ 해결을 위해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을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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