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수사받는 ‘염동열 제척’ 놓고 갈등…
장제원·염동열 발언 차례만 되면 ‘정회’
민주당 의원들 항의 기자회견
“사개특위 공전시키려는 야당의 꼼수”
장제원·염동열 발언 차례만 되면 ‘정회’
민주당 의원들 항의 기자회견
“사개특위 공전시키려는 야당의 꼼수”
13일 국회서 열린 제4차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검찰청 업무보고는 2차례 정회됐다. 정회 순간마다 장제원, 염동열 의원이 ‘등판’했다. 정성호 위원장은 회의를 이어가 보려 애썼지만 끝내 포기하고 “정회합시다!”를 외쳐야 했다. 정성호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한 순간들을 모아 봤다.
■ 10시 3분 개회 ~ 10시 24분 정회
첫 정회는 문무일 검찰총장이 입도 떼지 못한 채 24분만에 이뤄졌다.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진선미 의원이 “현재 고소·고발 돼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인 염동열 의원이 사법개혁 특위 위원으로써 검찰청의 업무보고를 받는다면 국민들이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진 의원은 과거 국정원 댓글 대선개입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꾸려질 당시에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진 의원을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으로 고발된 당사자란 이유로 제척 기피 사유가 있다고 지적하는 바람에 사퇴해야 했었다고 주장했다.
염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지만 국회의정활동을 침해받을 이유는 없다. 검찰이 (유죄 입증을) 제시해 준다면 중단하겠다”고 항변했지만, “직접적 관계가 있을 땐 스스로 빠져주는 것이 도리에 맞다”(조응천 의원) “수사 진행중에 검찰총장에게 질의하는 입법부의 권한행사는 부적절하다”(권은희 의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사개특위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은 장제원 의원이 염 의원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갑자기 자신의 이름이 ‘커넥션’ 운운하며 등장하자 백혜련 의원은 말 그대로 앉은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이거야말로 명예훼손이잖아!” 여당 의원들이 아우성쳤다.
■ 14시 속개~ 15시27분 정회
오전 10시42분, 간사협의를 마치고 속개했던 사개특위는 염동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방 없이 진행됐다. 백혜련 의원이 야당 의원들은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해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 건과 관련해 ‘검찰이 무리한 정치보복 수사, 하명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압박 질의를 펼쳤다.
그리고 점심시간 뒤 오후에 재개한 사개특위에 염 의원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전 중 정회 당시, 염동열 의원이 오후부터는 불참하는 선에서 대략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한 질의응답이 끝나고 보충질의가 진행중이던 오후 3시16분께, 보충질의 중이던 조응천 의원 외에 위원석엔 이재정, 권은희, 곽상도, 이은재, 장제원 의원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조응천 의원 다음 이재정 의원이 질의를 마친 후 염동열 의원이 나타나 질의에 참여했다.
이때 여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이 오후에 불참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했다. 장제원 의원이 막아섰지만, 박 의원은 약속과 다르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5시4분, 민주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정론관에서 염동열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응천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피의자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질의하는 것은 염치도 없고 경우에도 어긋나는 처사”라며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 10조 회피의무를 보면, 의원은 심의대상 안건이나 국정감사의 조사 사항과 이해관계가 있으면 사전에 소명하고 관련 활동에 참여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염 의원이 사개특위를 방패로 쓰고 있다”며 “사개특위를 공전시키려는 야당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사개특위 위원들도 5시50분께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피고발인 신분, 재판 계류중인 이재정·조응천 위원이 사퇴한다면 염동열 위원 사퇴를 고려하겠다”고 맞섰다. 장제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후 불출석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었다. 염동열 의원의 이야기로는 지나가는 이야기로 ‘오후 교문위는 어떡하지’ 했는데 박범계 의원이 사적인 이야기를 회의장에서 정치공개에 이용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문무일 검찰총장은 아직 국회에 있다. 저희는 준비한 질의가 있으니 지금이라도 회의를 속개해 달라. 이것은 집권여당이 무책임하게 상임위 회의를 박찬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6시 현재 사개특위는 여전히 정회중이다.
정유경 송경화 기자 edge@hani.co.kr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13일 오전 문무일 검찰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개회하자마자 강원랜드 사건 피의자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맨오른쪽 일어선 이)의 위원 자격 문제를 놓고 논란끝에 정회가 선포되자 위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염 의원의 제척을 주장했지만 소란이 계속되자 회의는 개회된 지 24분 만에 정회됐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장제원 사개특위 시작하자마자 상대 당 위원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이 오가고 있어 부적절한 정치공세다. 강원랜드 사건이 바로 검찰이 청산해야 할 정치보복수사다. 우리 당 의원 상대로 명예훼손을 하고 사개특위를 진행하지 않으려는 여당의 정치공세다. 안미현 검사의 폭로가 진실인지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 당 의원을 명예훼손은 용납 못한다. 우리도 제보가 있다. 안미현 검사가 백혜련 의원과 커넥션이 있다는 제보다. ‘장인이 극장 운영하다 사기당했는데, 안산지청 사건 배당 담당이 안미현 검사이고, 피고소인의 대리인이 백혜련 변호사였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해서…
장제원 왜 이러세요? 말하고 있는 거에요. 왜 이러세요? 왜 이러세요?
정성호 장 의원님…의혹 제기는 자제해주시구요.
장제원 이러한 의혹들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저희들은 이 문제 대해서 언급하지 않습니다. 사개특위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끌시끌)
여당 의원들 부끄러운 줄 아세요! / 뭡니까 지금 그게!
정성호 정회 좀 하지? (안된다는 반대 나오자 다시 장제원 의원에게) 정리해주시구요. (다음 발언순서로 여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에게 발언권 넘기며) 박범계 의원 정리해 주세요. 의원님들! 그만하시구요. 아이 이제…됐습니다. 저…위원님들… 회의 진행 못합니다. 아 위원장 의사진행 존중해주세요.
장제원 제 발언 남았지 않았습니까? 권은희 의원이 간사로 말을 했고, 저도 간사로서 제 주장이 있는데, 여당 의원들이 발언권을 보장해 주질 않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사건에서 야당을 탄압하는데… (계속 크게 발언 이어감)
정성호 저, 질의할 때 하시구요. 장제원 의원님… (듣지 않자 의원들을 향해) 정회할까?
여당의원들 안돼, 정회하면 안돼. 이쪽(여당 간사) 얘기 들어야 해.
장제원 (…) 여러분들이 우리 당 의원을 인신공격 모욕을 하면 안되는 겁니다! 자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것은(…)
정성호 장제원 의원님! 협조해 주세요. 이제
장제원 (…) 사법개혁 해나가려면 우리 당 의원들 인신 공격 모욕 줘선 안되는 겁니다! (…)
장성호 의사진행 협조해주세요.
박범계 제 발언 듣고 하세요.
장제원 의사진행 방해한 것은 여당의원들입니다!
정성호 의사진행을 제일 방해하는 것은 지금 장제원 의원이에요! 정도껏 하세요. 발언 기회 드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하면 (진행)못합니다. 전 야당 의원님께도 합리적으로 발언 기회 드립니다.
박범계 …위원장님 1분 주세요.
정성호 아니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
장제원 (계속 발언중) 인격 모독하고 말살하는...심각하게 제 발언을 방해했기 때문에...저에게 충분히 의사 진행발언 기회를 주시든지 (…)
정성호 박범계 의원님 발언하세요.
박범계 (장제원 의원이 계속 말하자) 장제원 의원님, 제 말 좀 들어봐요.
(장제원 의원은 계속 발언하고, 여야 의원들도 말싸움을 이어갔다.)
박범계 가만 있어봐요. 발언해야겠어.… 가만있어봐요.
장제원 아니 박범계 의원님 잠깐만요. 상대 의원이 발언을 하는데 이렇게 소리 지르고 이러는 거 계속하실거죠? 그럼 저희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성호 (버럭하며) 장제원 의원님! 위원장 허락을 받고 발언해주세요! 지금 몇분(째)입니까?!
장제원 박범계 의원님께 마이크 줬습니까? (정성호 “넘겼습니다!”하자) 박범계 의원님께 마이크 주세요. 저는 제 얘기 하겠습니다. 여당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박범계 의원님이 말하시든 누가 말하시든 저도 제 말을 하겠습니다.
정성호 (한숨) 안되겠네요. 정회를 선포합니다. (땅땅땅)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13일 오전 문무일 검찰총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개회하자마자 강원랜드 사건 피의자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일어서 있는 왼쪽)의 위원 자격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장제원 의원(일어서 있는 오른쪽 이)이 염 의원을 붙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유경 기자
염동열 오전의 연장선에서 몇가지 묻겠다. 문무일 총장,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하는데…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뜻에서 웅성) 발언하는데 발언권 (얻고) 하고 하지.
박범계 간사간 합의는 아니지만 저하고 그렇게 하기로 하셨잖습니까?
염동열 나는 그것을 그냥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우선 내가 발언할게.
장제원 (박범계에게) 의사진행 발언 요청하고 하세요.
박범계 장제원 간사는 좀 조용히 좀 계시라고요!
정성호 자..잠깐. 잠깐.
박범계 그게 지나가는 말인게 말이 됩니까!
염동열 그걸 나하고 앉아서 약속을 했어요 뭘 했어요. 지금 그게 조건이 됩니까?
박범계 지금 지나간 말이라고 했잖아요 지금!
(여야 서로 항의)
정성호 의원님들! 장제원 의원님 가만히 있으라니까. 박범계 의원, 협조해주세요.
박범계 그럼 휴게실에서 한 이야기는 가짜에요 그럼?
염동열 아니 내가 아까 오후에…
박범계 아까 제가 오전에는 질의하더라도 오후에는 안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했더니, 그안 그래도 교문위가 있으니 안 오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약속은 지켜야지! 창피합니다!
염동열 구속력있게 말씀 주셨어요? 이 회의 조건에 그것을 붙여서 말씀 나눴냐구요. 나야 질의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에요.
박범계 그럼 구속력 있는 문서로서 어떻게 해야한다 이 말이에요?
정성호 정리하고 질의해 주세요. 그만하시구요 어쨌든 오셨으니까…
박범계 무슨 말씀입니까. 엄중한 자리에 국민들 앞에서, 아까 했던 이야기를 가벼이 여기고…
염동열 아니 무슨 국민들 앞에서 이야기했어요?
박범계 그것이 오전에 정회한 결정적 이유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의사진행발언도 안했고! 아까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염 의원께! 오전에는 질의하더라도 오후에는 안 오셨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그러겠다고 하셨잖습니까!
정성호 (한숨) 이 문제는 잠시 정회한 다음에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의사봉 땅땅 두드림)
박범계 왜 무조건 정회만! (책상 꽝 침)
정론관 기자회견을 마친 장제원 의원에게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던 염동열 의원이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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