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 ’원외 소수 정당’ 녹색당의 지방선거 도전
서울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1990년생 신지예씨 선출
“서울은 크지만 정작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는 비어있는 도시”
“촛불을 넘어서는 정치 변화 위해선 새로운 물 필요”
서울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1990년생 신지예씨 선출
“서울은 크지만 정작 사람들을 위한 인프라는 비어있는 도시”
“촛불을 넘어서는 정치 변화 위해선 새로운 물 필요”
-양천구의 태영님은 매일 아침 빽빽한 지하철에서 한 시간 반을 견디며 회사로 출근합니다. 과다한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로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미래는 불안정하기만 합니다.
-종로구의 승인님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직장 내 차별을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 뒀습니다. 앞으로 먹고 사는 일도 문제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더 깊습니다.
-은평구의 한 성소수자 님은 빠지지 않고 촛불시위에 나갔지만 여전히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내 문제는 아직도 시간이 지나야 하나봐” 라며 씁쓸하게 웃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마포구의 한 어르신은 재개발 때문에 십수년간 살았던 집을 떠나야했습니다. 다른 할머니들과 두 손 꼭 잡고 같이 살면 좋겠다 했지만 그녀들에게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관악구의 수민님은 길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TNR(중성화)를 주선하면서 동물과 주민들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지만, 조롱에 시달리고 심지어 물리적인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녹색당 서울시당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신지예씨. 녹색당 서울시당 페이스북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열린 녹색당 서울시당 당원간담회에 참석한 신지예씨. 녹색당 서울시당 페이스북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운영위원장 서울시장 출사표(2017년 12월15일)
저는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고자 합니다
다른 서울, 다른 정치를 꿈꾸고 현실로 만들어갑시다
저는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고자 합니다
다른 서울, 다른 정치를 꿈꾸고 현실로 만들어갑시다
안녕하세요.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녹색당원 신지예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녹색당원님, 올 한 해 잘 지내셨습니까?
녹색당은 지난 일 년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냈습니다. 촛불정국, 장미대선, 정권교체로 이어지는 바쁜 정치 변동 속에서 시민 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신고리 5,6호기의 백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했습니다. 성소수자, 장애인과 함께 했고, 개발로 쫓겨나는 사람들과 함께 했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들의 목소리, 자연의 목소리도 대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적폐가 누적된 정치를 바꾸는 것도 녹색당의 몫이였습니다. 표심을 왜곡하는 불공정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 전국 각지의 녹색당원들이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7년도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녹색당이 꿈꾸는 세상에 얼마나 다가서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핵과 개발, 차별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크고, 약자와 소수자들은 스스로 목소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의견과 다른 목소리들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색당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보의 꿈을 꾸는 많은 이웃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온몸으로 지켜야 할 것은 ‘좋은 대통령 문재인’이 아니라, 정치의 올곧은 변화입니다.
한국 정치와 서울의 변화를 위해 나서겠습니다
저는 28살 여성이자 서울시민입니다.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에서 이십대 초반을 보냈습니다. 이십대 중반에는 청년 단체 ‘오늘공작소’를 만들었습니다. 서울 마포에 공간을 열어 청년과 지역 어르신을 위한 공공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청년 정책위원회의 주거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청년 정책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0대 총선에는 녹색당 비례대표로 출마하여 TV 토론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와 동성결혼 법제화, 성평등과 기본소득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되어 서울 곳곳의 현장과 연대하고 녹색당의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많은 서울시민을 만났고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목격했습니다.
양천구의 태영님은 매일 아침 빽빽한 지하철에서 한 시간 반을 견디며 회사로 출근합니다. 과다한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로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미래는 불안정하기만 합니다.
종로구의 승인님은 비정규직 노동자로 직장 내 차별을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 뒀습니다. 앞으로 먹고 사는 일도 문제지만 마음에 난 상처는 더 깊습니다.
은평구의 한 성소수자 님은 빠지지 않고 촛불시위에 나갔지만 여전히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내 문제는 아직도 시간이 지나야 하나봐” 라며 씁쓸하게 웃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마포구의 한 어르신은 재개발 때문에 십수년간 살았던 집을 떠나야했습니다. 다른 할머니들과 두 손 꼭 잡고 같이 살면 좋겠다 했지만 그녀들에게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관악구의 수민님은 길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TNR를 주선하면서 동물과 주민들이 공존하는 도시를 꿈꾸지만, 조롱에 시달리고 심지어 물리적인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많은 서울시민이 높은 월세, 불안정한 노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 3년마다 이사하기 일쑤고 집 답지 않은 집에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행정은 공사 예산 집행에는 거리낌 없는 모습이지만 약자에게 돌아갈 복지 예산 집행에는 까다롭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세입자도 수두룩합니다.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을 외치는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란 말 밖에는 없습니다. 이제는 숨쉬는 것조차 두렵습니다. 같은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안을 내세우지만 문제를 악화시키는 진짜 핵심은 건들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 정치인에게는 구조의 뿌리를 바꿀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내년 지방선거에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을 밝힙니다. 여전히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정치판에 시대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녹색당의 도약을 위해 결정했습니다.
한국 정치에는, 그리고 서울에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개발과 성장 논리를 넘어서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근 십년 간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한국의 민주공화정 체제를 망쳤습니다. 서울 한복판의 청계천 개발 사업으로 일어선 이명박은 한국 사회의 경제성장 제일주의가 낳은 괴물입니다. 거대 건설 기업의 CEO 출신인 그는 후보시절 전부터 전과 14범이었습니다. 그는 “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불 달성, 세계 7위권 경제대국” 이라는 허황되고도 노골적인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이었습니다. 강이 예전처럼 흐를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습니다. 22조짜리 국가적 토건 사업에 유려한 4대 강은 너무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라고 많이 달랐습니까? 개발과 성장 논리를 내세워 많은 공동체와 생명, 자연을 파괴한 것은 같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고속도로를 깔고, 공항을 짓는다고 난리입니다. 우리에게는 개발과 성장의 욕망에 기댄 근시안적 정치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간디는 인간의 필요 충족을 위해서는 지구 하나로 충분하지만, 인간의 탐욕을 위해서는 지구 서너 개도 모자란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는 악화되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비해야 하고, 날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현재에 함몰되지 않고 미래를 향하는 지혜로운 정책을 제안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서울이야말로 녹색전환을 가장 먼저 실현해야 할 곳입니다
서울시는 지금도 공사 중입니다.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으로 먼지 가라앉을 날이 없습니다. 물론 모든 공사가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그 필요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지금 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등 멀쩡한 도로를 지하로 파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환기, 안전 등 여러 가지 우려들이 존재하지만, 지금도 세계에 유래없는 깊이와 넓이의 지하차도가 발 밑으로 뚫리고 있습니다.
서울은 너무 비대합니다. 과잉되어 있습니다. 서울은 대한민국 국토의 0.6%에 불과하지만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있습니다. 전국 전력의 1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회적, 생태적 위기의 많은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진정한 의미의 분권도, 정의도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서울은 자제해야 합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분권과 자치를 위해서 스스로를 비울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서울시는 차별에 관해서는 뒷짐지고 있습니다. 2014년 서울시는 서울시민들의 참여속에 만들어진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하지 않았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명시하는 것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반발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은 혐오세력의 목소리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퀴어문화축제 현장에서 혐오 세력이 자리잡고 노골적으로 언어 폭력을 행해도 서울시는 늘 방관자적 입장을 취할 뿐입니다.
성평등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고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서도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습니다. 원치않는 임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에 대한 상담과 지원 등이 그렇습니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앞장 설 때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습니다.
녹색도시 서울을 꿈꿉니다
깨끗한 공기, 안전한 먹거리와 생활환경, 안정적 주거, 안심할 수 있는 보육시설, 장애인도 접근할 수 있는 대중 교통, 인권과 정의, 동물과 공존하는 도시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만나면 뒷전으로 밀려왔습니다. 이제 서울을 바꿉시다. 서울을 함께 사는 공존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합시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평등한 서울을 만듭시다. 서울시의 의사결정에 누구든 차별없이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합시다.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가슴뛰는 자치와 분권으로 이어지게 합시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선택합시다. 서울시가 노력하고 중앙정부를 견인하며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대기오염을 줄입시다.
소유하지 않고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듭시다. 개발토건 사업, 전시성 사업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사람에게 씁시다.
비대해지는 수도권을 막고, 건강한 서울로 거듭나기 위해 비수도권 지방으로 이전하는 시민들을 지원합시다.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한 대안으로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합시다.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더 강력히 실행하여 실질적인 에너지 전환으로 이어지도록 합시다.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이 생명력을 잃지 않고, 풍요롭게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합시다.
어떠한 이유로든 차별받는 이들이 없도록 서울시의 조례와 인권헌장에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서울시청 내부의 인권의식부터 높여 나갑시다. 전 세계의 90여개국의 녹색당과 서울을 연결시키고, 타 지방정부들과 협력합시다.
서울 밖의 일이라고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맙시다. 낙태죄 폐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기본소득, 토지/조세 정의 등을 주장하는 전국의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서울을 든든한 근거지로 만들어갑시다.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국무회의에서 이에 대해서 주장하는 꿈을 꿉시다. 서울시장이 참석할 수 있는 국무회의로 이런 의제들을 들고 갈 용기있는 시장이 필요합니다.
2018년에는 녹색바람을 일으킵시다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하는 세상,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 핵과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세상,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 동물과 공존하는 도시, 녹색당이 꿈꾸는 세상은 먼 길의 끝에 있을 것입니다. 그 길은 험하고 어려울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한국 녹색당만의 외로운 도전이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녹색친구들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30세의 예서 클라버르와 네덜란드 녹색당원들이 2017년 총선에서 네덜란드 녹색당의 역사적인 승리를 이뤄냈습니다. 지난 10월 뉴질랜드 녹색당원인 23살의 클로에 스워브릭은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 되었습니다. 젊고 새로운 녹색 정치인이 정치를 바꾸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녹색당도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제주녹색당에서는 도지사 후보 선출을 결정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에서는 안소정 당원이 이미 시의원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전국 곳곳에서 여성, 청년, 새로운 얼굴들이 녹색당의 정치인으로 나서고자 용기를 내고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저는 이 분들과 같이 한국 정치의 미래를 열겠습니다. 또 당원들과 함께 녹색정치의 길을 담대하게 걷겠습니다. 함께 꿈을 꾸고 실현하겠습니다. 서울에서부터 녹색 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년 12월 15일
녹색당원 신지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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