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9일 홍준표 대표를 대구 북구을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조강특위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용구 조직강화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홍 대표를 포함해 45개 지역의 당협위원장 임명 결과를 발표했다. 홍 대표는 ‘셀프 꽃길’ 논란에도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의 텃밭인 대구에 정치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 위원장은 “심층면접 결과 홍 대표의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신청은 지방선거를 이끌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홍 대표를 지역 책임자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 17일 조강특위 심층면접에서 “(대구 북을) 국회의원 선거에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당무감사에서 당협위원장직 교체로 거센 반발이 일었던 일부 지역도 당협위원장이 새로 선임됐다. 친박계 서청원의 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은, 지난해 총선 당시 ‘불출마 협박’ 논란의 당사자인 김성회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에 선임됐다. 친박계 유기준 의원 지역구인 부산 서·동구는 홍 대표 대선캠프에서 정무특보를 맡았던 정오규 공항선진화포럼 이사가 선임됐다.
박민식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이었던 부산 북·강서갑은 ‘홍준표 측근 인사’ 논란이 일었던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가 새 당협위원장에 선임됐다. 친박계인 권영세 전 의원이 밀려난 서울 영등포을에는 문정림 전 의원이, 경기 수원무는 정미경 전 의원이 맡게 됐다. 홍 대표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비례대표)은 대구 달서병에 지원했지만 의결이 보류됐다.
이날 심사 결과에 대해 김태흠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홍 대표가 ‘당협위원장은 맡되 총선 출마는 안 하겠다’는 위장복을 입고 기어이 ‘텃밭 셀프 입성’에 성공했다. 당 지도부가 희생과 헌신을 보이며 국민과 당원에게 감동을 줘도 모자랄 판에 자신의 정치적 기반 구축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엄동설한에 당원들은 추위에 떨고 있는데 당 대표가 가장 따뜻한 아랫목을 염치도 없이 차지해 버린 꼴”이라며 당협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홍 대표가 (당협) 곳곳에 자기 사람 심기를 했다. 이러니 끝없이 사당화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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