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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술술 풀리는 해”…5당 신년인사회 이색 구호 보니

등록 2018-01-01 16:33수정 2018-01-01 22:47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180

더불어민주당 “뭉쳐 뭉쳐 뭉쳐” “순풍에 돛단 듯이”
국민의당 “구존동이 역지사지” “국민속으로 2018”
자유한국당 “2018 승리 승리 승리” “홍준표 김성태”
바른정당 “유승민-안철수는 산소연대” “된다 된다 된다”
정의당 “정의당을 키워주세요” “행복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합니다. 각 정당은 새해 첫날 아침을 신년인사회로 시작합니다. 전에는 단배식(團拜式)이라고 했는데 절을 하는 풍습이 사라지면서 신년인사회로 명칭이 바뀌고 있습니다. 2018년 1월1일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통령 선거의 2017년 격변을 지나 새로 맞은 해의 첫날입니다. 6월13일 지방선거가 있는 해의 첫날입니다. 각 정당의 소회와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각 정당 신년인사회를 찾아갔습니다. 특히 새해를 맞는 구호와 덕담을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와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등 당직자들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 참석해 함께 떡을 자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둘째)와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등 당직자들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 참석해 함께 떡을 자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더불어민주당은 아침 7시50분 당사 2층에서 신년인사회를 했습니다. 정권교체로 권력을 잡은 정당답게 온통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여는 말씀’을 시작한 문희상 고문은 “개의 해인데 돼지부터 말을 시킨다. 돼지머리로 쓰라는 얘긴가”라고 농담을 해서 사람들을 웃겼습니다. 문희상 고문은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니 이제는 국회와 정당에서 입법과 제도로 보완해야 한다”며 “개혁을 제도화해내지 못하면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고 국민을 실망하게 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2018년은 협치의 해가 되어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당부를 했습니다. 문희상 고문은 김진표 의원이 개발한 구호를 외쳤습니다. 앞 부분을 선창하면 뒷 부분을 모두 함께 외치는 방식입니다. “우리는-하나다”, “똘똘-뭉쳐 뭉쳐 뭉쳐”, “더불어민주당-화이팅!”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한 뒤 참석자들은 함께 떡을 잘랐습니다. 떡에는 “2018 정의 공정 평화 대한민국”이라는 글씨를 새겼습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2018년 운수대통을 위하여”, 박원순 서울시장은 “순풍에 돛단 듯이”라는 특이한 구호를 선보였습니다. 김진표 의원은 “내 삶을 바꾸는 개헌”을 외쳤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 둘째)와 김동철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 둘째)와 김동철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국민의당은 8시40분에 당사 5층 브리핑룸에서 신년인사회를 했습니다.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 김성식 이태규 이언주 이동섭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호남 중진의원과 동교동계 고문들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직자들은 “작년보다 너무 초라하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2017년 국민의당 활동을 엮은 영상물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배경음악도 슬프게 들렸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무술년을 “무슨 일이든 술술 풀리는 해”라고 풀이했습니다. 박주선 부의장은 “우리 당에 갈등과 반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기로에 서 있다. 통합과 반통합으로 갈려 있는 현실이 부끄럽고 죄송하고 수치스럽다. 우리에게는 구존동이와 역지사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해 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제정호 노인위원장은 “싸우자 이기자”, 장진영 최고위원은 “지지 말고 이기자”, 이동섭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마련한 떡에는 “국민속으로 2018”이라는 글씨를 새겼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셋째)와 김성태 원내대표(왼쪽 넷째) 등 당직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함께 떡을 자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셋째)와 김성태 원내대표(왼쪽 넷째) 등 당직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함께 떡을 자르고 있다. 신소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10시에 당사 2층에서 신년인사회를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신년인사회는 지방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습니다. 떡에 “필승 2018”이라는 글씨를 새겼습니다. 새해 인사와 덕담도 온통 지방선거 얘기였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광역단체장은 중앙에서 책임 공천을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지겠다. 기초단체장과 지방 의원은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해 좌중을 긴장시켰습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2018년 승리 승리 승리”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우리의 승리를 위하며”, 이인제 고문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하여“라고 했습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홍준표 김성태” “승리하자 사랑하자”라는 이색적인 구호를 외쳤습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 다섯째)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자신이 고른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유 대표는 모리치오 비롤리의 공화주의와 책으로 나온 대한민국헌법을 추천했다. 바른정당은 신년하례식에서 2018 독서의 해를 맞아 독서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직접 읽은 책 중에 고른 추천도서를 모아 복지단체 및 군부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박유근 재정위원장, 권오을 최고위원, 지상욱 정책위의장, 오신환 원내대표, 유 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바른정당 제공.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왼쪽 다섯째)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자신이 고른 추천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유 대표는 모리치오 비롤리의 공화주의와 책으로 나온 대한민국헌법을 추천했다. 바른정당은 신년하례식에서 2018 독서의 해를 맞아 독서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 참석자들이 직접 읽은 책 중에 고른 추천도서를 모아 복지단체 및 군부대에 기증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박유근 재정위원장, 권오을 최고위원, 지상욱 정책위의장, 오신환 원내대표, 유 대표, 하태경 최고위원. 바른정당 제공.
바른정당 신년인사회는 10시40분 당사에서 열렸습니다. 어려움을 떨쳐 내려는 듯 큰 박수와 함성으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유승민 대표는 “2017년에는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이 더 많다. 우리는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는 강철같은 의지를 갖게 됐다”고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그는 “정치는 숫자가 다가 아니다. 국민만 믿고 최선을 다하면 승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태경 최고위원이 특유의 유머로 좌중을 휘어잡았습니다. “연탄가스 같은 야당이 있고 산소 같은 야당이 있다. 우리는 산소 같은 야당이다. 산소 같은 야당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2018년이 될 것이다.” “유승민과 안철수의 연대는 산소연대다. 유승민의 동그라미와 안철수의 동그라미를 합치면 동그라미가 두 개니까 영어로 오투가 된다. 오투는 산소다.” 정운천 최고위원도 자신이 개발한 구호를 함께 외쳐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꼭 된다!”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저는 매년 1월1일 꿈을 꾸는데 올해도 꿈을 꿨다. 내용은 얘기해 드릴 수 없지만, 여러분이 앞장서서 주인이 되는 꿈”이라고 덕담을 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앞줄 오른쪽 셋째)와 노회찬 원내대표(앞줄 왼쪽 셋째), 추혜선 수석대변인(오른쪽) 등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국민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앞줄 오른쪽 셋째)와 노회찬 원내대표(앞줄 왼쪽 셋째), 추혜선 수석대변인(오른쪽) 등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해인사회에서 국민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정의당은 10시30분에 국회에서 신년인사회를 했습니다. 바른정당 행사와 겹쳐서 제가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정의당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은 ‘황금 불도그 저금통’을 손에 들고 “국민 여러분, 정의당을 키워주세요. 국민 여러분께 행복을 돌려드리겠습니다”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고 합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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