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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병사가 지프타고 달린 ‘72시간 다리’에 얽힌 사연

등록 2017-11-22 19:27수정 2017-11-22 22:38

북쪽 통일각 뒤쪽 사천강 위에 있는 72시간 다리
1976년 도끼만행사건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 폐쇄돼
북한이 72시간 만에 세운 북한→판문점 통로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북한 병사의 탈북 장면. 북한 병사가 탄 차가 ‘72시간 다리’위를 달리고 있다. 유엔사 제공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북한 병사의 탈북 장면. 북한 병사가 탄 차가 ‘72시간 다리’위를 달리고 있다. 유엔사 제공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북한 병사 한 명이 탈북했습니다. 주한미군 유엔군 사령부는 22일 이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온 과정이 담긴 7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영상에는 이 병사가 10여초 만에 ‘72시간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다리에는 분단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이름도 독특한 이 다리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요?

72시간 다리는 북한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오는 길목에 있는 콘크리트 다리입니다. 사천강 위에 놓여져 있는데요. 1985년 북한이 판문점 회담 시설로 지은 통일각 뒤쪽에 있습니다. 1976년 북한이 이 다리를 건설하는 데 72시간이 걸려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이 다리는 북쪽에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오고 가기 위한 용도로 쓰입니다.

위성을 통해 찾아본 72시간 다리. 빨갛게 표시된 지점이 72시간 다리이고, 오른쪽 상단에 하얀 지점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다. 구글 어스 캡처
위성을 통해 찾아본 72시간 다리. 빨갛게 표시된 지점이 72시간 다리이고, 오른쪽 상단에 하얀 지점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다. 구글 어스 캡처
이 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다리가 남북을 잇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돌아오지 않는 다리’인데요. 이 다리는 1989년 한국이 남북 대화에 대비해 우리 쪽 시설을 확충하면서 세운 건물인 평화의 집 뒤쪽에 있습니다. 이 다리도 72시간 다리처럼 사천강 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통행이 금지된 상태로 남아 있죠.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새로 지은 다리가 바로 72시간 다리입니다. 1953년 7월27일 유엔군 총사령관과 북한군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이 정전협정을 체결한 뒤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통해 포로를 교환한 적이 있는데요. 양쪽 포로들이 각각 남쪽과 북쪽으로 송환되면서 일단 이 다리만 건너면 누구도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해 돌아오지 않는 다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물론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통해 돌아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1968년 1월 북한 해안 인근 공해 상에서 북한에 납치된 푸에블로호의 승무원 82명은 이 다리를 통해 같은 해 12월 송환됐습니다. 남북 적십자회담 수석대표들도 이 다리를 이용해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개성에서 공동경비구역으로 가는 다리로 사용됐지만, 1976년 8월18일 북한군이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도끼로 미군 장교 2명을 살해하고, 경비병 9명에게 부상을 입혔던 ‘도끼만행사건’이 발생한 뒤 폐쇄돼 현재는 통행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당시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제 악화, 권력 세습 등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을 억압하기 위해 도끼로 유엔군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도끼만행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에서는 군사분계선과 관계없이 통행이 자유로웠다고 전해지는데요. 이 일로 남북 군인들은 판문점 안에서도 군사분계선을 넘어 상대방 지역에 들어갈 수 없게 됐습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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