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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임옥상 대작 ‘광장에, 서’를 빌려와 청와대 건 사연

등록 2017-11-21 15:53수정 2017-11-21 17:29

국무회의 앞서 “우리 정부 정신에 완전히 부합” 설명
정치적 논란 우려엔 “예술작품은 작품으로 봐야지요”
청와대 본관 세종실 벽에 설치된 임옥상 작가의 작품 ‘광장에, 서’.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소장자로부터 대여해 청와대에 걸게 됐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청와대 본관 세종실 벽에 설치된 임옥상 작가의 작품 ‘광장에, 서’.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소장자로부터 대여해 청와대에 걸게 됐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 전날 설치된 임옥상 작가의 대작 ‘광장에, 서’를 감상하면서 직접 ‘대여’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과 작품을 먼저 둘러봤다. 여느 사람들처럼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었다. 국무회의 취재 공동기자단의 영상에는, 문 대통령이 처음 그림을 접한 경위부터 설치 과정까지가 생생하게 담겼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정신에 완전히 부합해 정말 좋아보였다”며 고가여서 구입이 힘들다면 빌려서라도 청와대에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게 임옥상 화가가 9월에 전시회에 그린 그림인데, 제가 이걸 가보지 못하니까 인터넷으로 보니 이게 정말 촛불집회를 형상화한 건데, 이게 완전히 우리 정부 정신에 부합하고 정말 좋아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거 전시회 끝난 이후 ‘워낙 비싸니 빌려도 되느냐’ 물어보니 이미 팔렸다는 거에요. 그런데 구입한 사람도 당장 전시할 곳이 없어서 창고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해서 그럴 거 같으면 우리가 빌려서 걸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그 사람이 흔쾌히 좋다고 해서 온 건데, 이게 좀 좁아서, 하나하나 캔버스가 모인 건데 양 옆의 일부는 다 못하고 한 30개 정도가. 그것까지 포함하면 양 옆으로 더 가면서…”

청와대에 따르면, 그림의 임대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청와대 예산으로 임대한 것이라 회계년도에 관한 기술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그림의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에 흔쾌히 빌려준 주인이 해가 바뀐다고 해서 몇 개월만에 되가져가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촛불시민이 들고 있는 손팻말에 ‘박근혜 구속’, ‘닥치고 OUT’, ‘하야하라’ 같은 구호가 보여 괜한 정치적 논란이 일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반응은 ‘쿨’했다는 후문이다. “예술 작품 아닙니까. 작품은 작품으로 봐야지요.”

임옥상 작가의 ‘광장에, 서’는, 지난해 겨울 주말마다 광화문을 찾았던 임 작가가 촛불을 그린 캔버스 78개를 이어붙여 가로 11.7m, 세로 3.6m의 거대한 풍경으로 표현한 것이다. 청와대 본관 왼쪽 벽면을 가득 메웠는데, 그림이 벽면보다 커 양 옆 캔버스 30개는 덜어내야 했다.

현대사를 관통하는 장면들을 포착해 다양한 소재와 기법으로 표현해온 임 작가가 촛불 광장의 감격을 놓칠 수 없었다. 그는 가로 90cm, 세로 60cm 캔버스 108개(총 길이 가로 16.2m, 세로 3.6m)에 흙을 물감 삼아 그린 촛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지난 8~9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바람 일다’를 주제로 열린 전시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기념비적인 역사기록화”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보협 이주현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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