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포 초청 간담회에서 동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춘추관 제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참석 등으로 7박8일 일정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5일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9일까지 공식일정을 잡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현재까지는 19일까지 문 대통령의 공개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잘 대처하고 있고, 오늘은 이낙연 국무총리를 포함해 여야 지도부가 현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가시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진 대비 상황을 설명하고 수능 연기에 따른 국민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다만 포항 지역의 지진 피해가 더 커질 경우, 문 대통령이 직접 피해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복구 관계자들과 시민들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이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배경에는, 지난 순방기간 동안의 피로 누적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날인 8일 동남아 순방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아펙 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11일), 리커창 총리(13일)와 잇따라 회담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에야 청와대 참모들과 맥주 한 잔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공식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보고와 회의는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 지진 후속 대책과 12월 중순께로 전망되는 시진핑 주석과의 세번째 정상회담 준비, 조만간 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일정 등이 빡빡하다고 한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