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BAR

군사이버사 정치개입, 4년 전 김관진의 유체이탈

등록 2017-10-30 09:59수정 2017-10-30 11:20

정치BAR_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의 말말말
국방부 “군 사이버사, 김관진 영웅화 작업”
정성호 민주당 의원 “김 전 장관 3년 동안 사이버사 매일 보고 받아”
4년 전 김 전 장관 “그런 사실 없다”, 시종일관 부인
2013년11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방부 장관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2013년11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방부 장관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기자 jijae@hani.co.kr

29일 국방부가 공개한 ‘국방 사이버 댓글 2차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국회의원 선거(총선)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선거 개입 댓글공작에 의혹을 받고 있는 군 사이버사령부(군 사이버사)가 2010년 1월 창설된 뒤 6개월 만에 댓글 공작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북한군의 사이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창설 목적과 달리 창설 초기부터 정치댓글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군 사이버사의 정치개입 의혹의 중심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한겨레>에 공개한 군 사이버사 심리전단 ㄱ요원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김 전 장관이 군 사이버사로부터 2010년 12월 국방부 장관 재임 초기부터 3년 동안 거의 매일 보고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군 댓글공작 월·화·수·목·금·토·일 보고받은 김관진) 김관진 전 장관을 영웅시하는 그림 등을 제작해 배포한 사실도 국방부 조사결과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2014년 8월 국방부 조사본부의 사이버사 댓글공작 최종수사 발표에선 김관진 전 장관과 청와대의 개입 여부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최근 검찰은 군 사이버사의 2012년 댓글공작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군 사이버사 댓글공작이 사이버사 구성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청와대→김관진 장관으로 이어지는 지휘체계 아래 조직적으로 시행됐다는 의혹이 이번에 제대로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1~2013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을 영웅화하기 위해 영화 포스터 등을 이용해 만든 합성 사진.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런데 군 사이버사의 정치개입과 관련 최초 의혹이 불거졌던 4년 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은 뭐라고 했을까요? 4년 전 국정감사와 대정부 질문 회의록을 살펴보면 “사이버사 활동 결과를 장관이 보고받았냐“, “청와대에 보고가 됐냐” 등의 질문에 시종일관 “사실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의 수사에 대해서는 “누구 사주에 의해서 한 것인지, 조직적으로 한 것인지 이것을 수사를 하는 것이다”고 답하거나 “에스엔에스(SNS) 행동강령으로 관리했다”고 하는 등 ‘유체이탈’식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위증’논란에도 오를 수 있는 4년 전 김 전 장관의 국회 발언을 살펴봅니다.

◎2013년 11월2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

○안규백 민주당 의원 : 이명박정부 때인 2010년 국정원이 국가심리정보 활동 방향이라는 지침서를 군사이버사에 내린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모르고 계셨나요?

○김관진 국방부 장관: 그런 사실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규백 의원 : 장관은 매일 아침 사이버사의 사업 업무 결과보고서를 블랙북을 통해서 보고를 받으셨습니까?

○김관진 장관 : 사업 결과보고서가 아니라 제가 아침에 보고받는 사항은 북한의 해킹 시도에 관련된 정보, 그다음에 북한의 사이버에 대한 선전·선동에 따른 현황 등 아침 상황보고를 제가 받습니다.

○안규백 의원 : 이 보고서는 군통수권자를 옹호하고 예정사항, 주요 활동 방향에 대해서 담겨 있다는데, 모르셨습니까?

○김관진 장관 : 예, 그 사실은 사실이 아닙니다.

○안규백 의원 :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관을 경유해 가지고 이 보고서가 청와대까지 직보됐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김관진 장관 : 그런 보고서는 없습니다.

2013년 옥도경 국군사이버사령관(왼쪽 마이크 든 사람)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오른쪽 첫째)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3년 옥도경 국군사이버사령관(왼쪽 마이크 든 사람)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굳은 표정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오른쪽 첫째)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3년 11월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①

○백군기 민주당 의원: 군장교가 SNS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어를 썼을 때 적발한 게 있지요?

○김관진 장관 :예.

○백군기 의원: 그런데 이 사건 이후에 장관님께서 SNS상에 군의 정치적 중립을 수차례 강조하셨어요. 당연히 나는 잘 하신 일이라고 보는데요, 또 장관님 성격상 틀림없이 그렇게 했을 테고요. 그런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에 대한 지휘 감독은 왜 이렇게 안 되었습니까?

(중략)

김관진 장관 : 그런 문제는 저희가 수차례에 걸쳐서 이미 지시를 했고, 또 SNS 행동강령이라는 것을 만들어 가지고 그것을 위반하면 안 되도록 조치를 한 바 있는데……

◎2013년 11월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②

○김진표 민주당 의원 : ‘이것이 개인의 단순한 일탈행위다’ 이렇게 국방부는 지금까지 이야기하시는데…… 조사본부장 여기 나오셨나요?

○김관진 장관 : 제가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의 일탈행위라고 결론 내지 않았습니다. 4명을 조사해 본 결과 본인 주장은 개인이 한 일이라고 하나 좀 더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수사로 전환시킨 것입니다. 이 수사가 개인이 한 것인지, 누구 사주에 의해서 한 것인지, 조직적으로 한 것인지 이것을 수사를 하는 것입니다.

○김진표 의원 : 그러면 국방부장관은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댓글을 주고받은 이런 정황 이런 것에 대해서 보고를 평상시에 받습니까?

○김관진 장관 : 평상시에 댓글 문제는 제가 전혀 보고받지 않습니다마는 이 문제가……

(중략)

○김관진 장관 : 군의 정치적 중립은 수십 년 동안 철저하게 지켜 왔고 앞으로도 지켜 갈 것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혹시 군이 정치에,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느냐 이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에 철저히 수사해라, 다 밝혀라 이렇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군내에 수사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군내의 수사기관이 지금까지 투명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완벽하게 수사를 했습니다. 잘못된 수사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도 군의 수사를 지켜봐 주시고 우리 국민들께 잘 이해가 가고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설명을 할 예정입니다.

◎2013년 11월1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③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 이 문제를 철저히 수사해 주기 바라겠습니다.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국방부장관 김관진 : 예, 잘 알겠습니다. 철저히 수사해서 의혹을 다 밝힐 것이고. 우리 사이버사령부 문제가 정치 쟁점화 될수록 사이버 안보태세가 무너져 갑니다. 그리고 국가안보 태세에 구멍이 생기게 됩니다. 큰 훼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정치 쟁점은 가급적 자제해 주시는 것이 국가를 위해서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관련기사]
▶ [단독] 군 댓글공작 월·화·수·목·금·토·일 보고받은 김관진
▶ 군 기무사, ‘스파르타’ 요원 300명 조직적 댓글공작
▶ 김관진 전임 김태영도 “목숨 걸고 VIP 옹위” 댓글공작 지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친상 중 탄핵 표결…‘상주’ 민주당 이기헌에게 온 특별한 화환 1.

부친상 중 탄핵 표결…‘상주’ 민주당 이기헌에게 온 특별한 화환

사퇴 한동훈 “탄핵 찬성 후회 안 해…극단 보수는 미래 없다” 2.

사퇴 한동훈 “탄핵 찬성 후회 안 해…극단 보수는 미래 없다”

‘대선 출마용’ 퇴임사 남긴 한동훈…친윤계가 두고 볼까 3.

‘대선 출마용’ 퇴임사 남긴 한동훈…친윤계가 두고 볼까

명태균 쪽 “폰에 윤석열 ‘윤상현에 공천 지시’ 미공개 대화 있다” 4.

명태균 쪽 “폰에 윤석열 ‘윤상현에 공천 지시’ 미공개 대화 있다”

이재명 “국힘, 주도권 다 가져도 좋다…국정협의체 참여해주길” 5.

이재명 “국힘, 주도권 다 가져도 좋다…국정협의체 참여해주길”

윤석열 탄핵 가결되자 돌변한 통일부 “대북전단 신중해달라” 6.

윤석열 탄핵 가결되자 돌변한 통일부 “대북전단 신중해달라”

‘직무정지’ 윤석열 월급 2124만원…못 받게 하려면 어떻게? 7.

‘직무정지’ 윤석열 월급 2124만원…못 받게 하려면 어떻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