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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나의 ‘박카스~” 정치인들의 동물가족을 소개합니다

등록 2017-10-06 11:19수정 2017-10-11 15:41

정치BAR_국회의원들이 자랑하는 ‘우리 가족’
“청와대 찡찡이는 경계하라” 민병두 의원의 ‘미묘’ 이오비
“속을 알 수 없는 파충류의 치명적 매력” 금태섭 의원의 도마뱀 꿈바
“혈통은 남북정상회담이 보증” 김광림 의원의 진돗개 ‘용이’
“야옹야옹 소리가 엄마엄마로 들려” 지상욱 의원의 ‘별이’와 ‘치코’
반려동물 1천만 가구 시대다. ‘정치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반려견, 반려묘, 심지어 ‘반려뱀’에게 의정활동의 에너지와 영감을 얻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퍼스트 독 ‘토리’·‘마루’, 퍼스트캣 ‘찡찡이’가 누리꾼들의 큰 사랑을 받자, 정치권에서도 반려동물을 고리 삼아 유권자들과 친근한 소통에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의원들은 국회에서도 반려동물 복지와 동물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추석을 맞아 여의도의 소문난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자식 자랑’을 부탁해봤다.

■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을, 3선)과 반려묘 ‘이오비’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묘 이오비. 민병두 의원 제공.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묘 이오비. 민병두 의원 제공.

첫 출발은 그야말로 ‘미묘’(예쁜 고양이). 이오비(EOB)가 내 트위터에 첫선을 보인 지난 6월 누리꾼들은 이오비의 미모에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브리티시숏헤어와 러시안블루를 부계와 모계로 둔 탓인지 자태가 도도했나 보다.

이오비의 성장은 가팔랐다. 등장 초기 이오비는 늘 정치 논평과 함께 자태를 뽐냈다. 냥이 역사에서 자기 이름을 걸고 논평한 냥이가 있었을까? 미묘로 명성을 날린 이오비가 ‘깨묘’( 깨시민, 깨어있는 고양이)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다. 아마도 이 시점이 이오비가 가장 주목받던 때였던 것 같다. 심지어 ‘청와대 (고양이) 찡찡이는 경계하라, 이오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오비를 국묘로 하자’는 청와대의 역린을 건드리는 얘기까지 있었는가 하면, 조응천 의원의 고양이 ‘보리’와 청와대 찡찡이, 민병두의 이오비 ‘ 3자 회담’을 제안하는 글까지…. 반응은 뜨거웠다.

그렇게 이오비는 ‘스타묘’가 됐다. <한겨레>의 반려동물 뉴스 <애니멀피플> 창간 기념 기사를 장식하는가 하면, 한 시간짜리 방송까지 찍었다. 그러는 사이 이오비의 집사인 민병두는 의문의 일패, 이패, 삼패를 당하기 시작했다. 이오비 앞으로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다. 심지어 집사인 나는 이제 이오비를 소개하는 글까지 쓰는 중이다. 정치인의 존재감을 반려묘가 앞서가다니…. 그렇다고 이오비와 내가 질시하는 사이는 아니다. 이오비는 여전히 아침 6시면 내 다리 끝부터 허리, 가슴을 지나 어깨까지 태백산맥을 등정한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누워서 마사지를 유도한다. 이오비는 깨묘에서 딸묘(딸 역할)까지 ‘일묘삼역’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이오비의 새 역할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동물학대 방지, 동물복지 등 다양한 어젠다 셋팅을 하는 것이다. 정치인이여, 국회여. 이번 국회에 이오비를 ‘증묘’(증인 고양이)나 ‘참고묘’로 불러라. 그러면 북핵부터 동물 복지까지 E(Everything)·O(Okay)·B(Bravo) 하는 길을 제시할 것이다.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 초선)과 도마뱀 ‘ 꿈바’

원래 아들의 친구인 도마뱀(레오파드 게코) ‘꿈바’는 졸지에 국회의원 사무실의 마스코트가 됐다. 아들의 군입대 뒤, 아들이 키우던 파충류 세 녀석은 잠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함께 키우던 또다른 도마뱀 ‘존트라볼타’는 처가에 의탁키로 했다. 덩치가 너무 커진 육지거북이 ‘구돌이’는 집 베란다에서 지내고 있다. 지독한 냄새와 크기를 자랑하는 배설물 때문에 구돌이는 차마 의원실로 모셔올 수 없었다. 지난 1월 꿈바는 의원실에 당당히 홀로 입주해 밤낮없이 의원실을 지키고 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마뱀 꿈바. 금태섭 의원 제공.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마뱀 꿈바. 금태섭 의원 제공.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마뱀 꿈바. 금태섭 의원 제공.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마뱀 꿈바. 금태섭 의원 제공.

꿈바는 우리 손으로 직접 받아내 부화를 지켜본 도마뱀이다. 함께 지내던 암수 게코 둘이 정분이 나 6년 전 어느 날 11개의 알을 내놨다. 부화에 성공한 9개의 알 중 하나를 깨고 꿈바가 세상에 나왔다. 누굴 닮았는지 잘 생기긴 했지만 성질이 급한 녀석이었다. 치명적인 매력에 끌려 입양을 보내지 못하고 우리가 품었다. 사랑을 많이 줬더니 성격도 이제는 많이 온순해졌다.

애완동물, 반려동물? 꿈바에겐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다. 꿈바의 속마음은 도통 모르겠다. 개, 고양이완 다르다. 하지만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나와는 다른 우주랄까. 기분이 나쁜지 좋은지 알 길이 없다. 마음대로 대하기 어렵다. 어쩐지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파충류들이 어린이들에게도 분명 좋은 친구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병, 재선)과 푸들 ‘ 해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해피. 한정애 의원 제공.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해피. 한정애 의원 제공.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해피. 한정애 의원 제공.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해피. 한정애 의원 제공.

‘해피버스데이’. 2010년 2월19일. 내 생일이자 해피가 내 곁에 온 날이다. 해피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차마 입양할 용기를 내지 못하던 내게 남편이 안겨준 소중한 생일선물이었다. 하얗고 보송한 푸들을 품에 안을 때 마음에 행복이 번졌다. 그래서 녀석의 이름은 해피가 되었다.

그날 이후 7년 동안 해피는 늘 내게 행복감을 안겨주고 있다. 나를 닮은 발랄한 성격은 해피의 최대 강점이다. 씰룩거리며 걷는 뒤태로 의정활동에 지친 나를 웃게 하기도 하고, 매일 밤 내 곁에 바짝 붙어 자며 온기를 나눠주기도 한다. ‘볼 일’을 본 뒤엔 나에게 뛰어나 칭찬을 갈구하고 자다가도 내 손이 닿으면 배를 뒤집으며 온몸으로 애정을 뿜어내는 이 생명체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에겐 천연 ‘박카스’다. 식용견 문제, 비위생적인 축산, 공혈견(헌혈용 견)·실험견 문제 등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해피에게 전해 받은 에너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촘촘하게 변화를 만들어가고 싶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옆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제안해 설치했다. 한정애 의원 제공.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옆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제안해 설치했다. 한정애 의원 제공.

집에선 해피 엄마라면, 국회에선 길고양이들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월 국회 사무처의 허가를 받아 국회 경내에 4곳의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다. 지난해 의원회관 지하주차장에서 길고양이 3마리가 구조된 뒤, 녀석들의 입양을 돕기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수년 동안 고양이를 키운 기억 때문이다. 국회 길고양이 급식소는 여전히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삭막한 여의도에서 밥 굶는 고양이들이 없도록 소식이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개와 고양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을, 초선)과 ‘ 쭈니’

첫 반려견 ‘제니’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중국 북경에서 유학하던 시절 가축시장에서 분양받은 제니는 예방 접종을 했는데 약이 너무 독했는지 주사를 맞고 얼마 안 돼 우리를 떠났다. 유학시절 가족과 같았던 제니의 죽음에 가족 모두는 긴 시간 슬픔에 잠겨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2014년 12월, 지인이 키우던 진돗개가 새끼를 6마리 낳았다. 한 마리 분양해줄 테니 키워보겠냐고 했다. 강아지를 키우기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는 때였지만 제니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가족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작은 강아지와 함께 귀가했다. 강아지의 이름은 두 아들 한준, 태준의 이름 끝 자인 ‘ 준’을 따서 “쭈니”라고 지었다. 우리집 막내가 된 셈이다. 암컷이고 애교도 많은 쭈니는 딸처럼 우리 가족에게 곧 파고들었다. 제니를 잃은 아픔으로 새 식구를 들이는 걸 부담스러워했던 아내도 곧 쭈니를 자식처럼 아끼게 됐다. 쭈니가 제일 잘 따르는 사람도 아내다. 특히 두 아들이 모두 군대에 가고 허전함이 가득할 때 쭈니가 꼬리를 흔들며 배웅해 줄 때마다 ‘이게 딸 키우는 재미구나’하고 느끼곤 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쭈니. 박정 의원 제공.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쭈니. 박정 의원 제공.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쭈니. 박정 의원 제공.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려견 쭈니. 박정 의원 제공.

우리가 가족이 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귀엽기만 하던 쭈니는 어엿한 진돗개가 됐다. 쭈니의 덩치가 자란 만큼 아끼는 마음도 애틋하게 자라났다. 반려견을 맞는 걸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새 식구를 맞는 기쁨을 누려보시라고….

쭈니를 가족으로 맞아들이고 나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동물정책의 허점들도 눈에 보인다. 지난 8월30일 국회에선 ‘애묘인’ 정재호 의원 주도로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한 과제’ 토론회가 열려 현행 반려동물 진료비와 보험제도의 문제점을 나눴다.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과 생활하고 있지만 반려동물 진료비는 천차만별이고, 반려동물 보험가입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반려인구 1천만 시대다. 시대에 맞는 동물정책으로 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쭈니 아빠도 앞장서 보려고 한다.

■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서울 중·성동을, 초선)과 반려견 ‘ 별이’·반려묘 ‘치코’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과 반려견 별이, 반려묘 치코. 지상욱 의원 제공.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과 반려견 별이, 반려묘 치코. 지상욱 의원 제공.

우린 1년여 전부터 가족이 된 ‘별이’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누구는 6살, 누구는 8살 정도라고 추측할 뿐이다. 둘째 딸(10살)이 보호소에 있던 유기견을 본 뒤 “불쌍해. 데려가서 키우고 싶어” 라고 말해 우리 곁으로 온 게 지금의 ‘별이’다.

몇 달 뒤, 둘째 딸이 새끼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별이’가 가곤 했던 동물병원에서 보호하던 ‘버려진 고양이’가 낳은 새끼 고양이었다. ‘치코’란 이름을 붙여준 이 녀석과 ‘ 별이’의 동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버려졌던 별이, 버려진 엄마한테 태어난 치코, 둘은 함께 포개어 잘 만큼 사이좋게 지낸다. 간혹 엄마의 품이 그리운지 치코는 별이의 젖을 물고 자곤 한다.

나와 아내(배우 심은하)는 원래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 눈이 벌게지고, 몸이 가려워서 알레르기약을 먹기도 하지만, 이제 우리 식구의 울타리로 들어온 치코·별이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더불어 살고 있다.

치코는 아침에 내 아내를 찾는다. 내가 착각하는 것이겠지만 어느 날 아침에 치코가 야옹야옹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엄마 엄마’라고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치코가 당신에게 엄마라고 한 것 같다”고 했더니, 아내는 그저 웃기만 했다.

■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안동, 3선)과 반려견 ‘ 용’·‘송이’

7살 수컷 ‘용’이의 혈통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보증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진돗개의 후손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같은 혈통의 개를 청와대에서 길렀다. 현재의 ‘용’이는 원래 ‘용’이가 죽기 전에 황우석 박사가 복제한 ‘용’이다. 어릴 때는 집에서 진돗개 ‘비스’를 키웠다. 밥으로 준 미역국을 먹지 않으면 ‘뜨거워서 안 먹나’ 직접 먹어볼 만큼 좋아했다. 그런 ‘비스’를 할아버지가 복날에 잡아먹는다는 소리에 데리고 도망친 적도 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반려견 용. 김광림 의원 제공.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반려견 용. 김광림 의원 제공.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반려견 용. 김광림 의원 제공.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반려견 용. 김광림 의원 제공.

공직 시절에는 ‘진돗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만들었다. 그때 키웠던 진돗개는 내 등을 두드려주는 아내가 나를 때린다고 생각했는지, 자기 밥 챙겨주는 아내의 팔을 물어버릴 정도로 충직했다. 사진은 2015년 ‘용’이가 진돗개 품평회에 보호육성 모델 견으로 나갔을 때 찍은 것이다. 노래 대회로 치면 ‘초청가수’인 셈이다.

집에서는 푸들 ‘송이’와 함께한다. 송이버섯 할 때 그 ‘송이’. 17살 먹은 할아버지다. 강아지 때부터 함께 했다. 이제는 관절도 아프고 눈은 백내장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 나이로 팔구십이니 어른으로 모시고 있다.

■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비례, 초선)과 반려견 ‘돌이’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과 반려견 돌이. 이상돈 의원 제공.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과 반려견 돌이. 이상돈 의원 제공.
2007년 10월, 우연한 계기로 생후 3개월 된 페키니즈 강아지를 기르게 됐다. 하얀 솜털을 뒤집어 쓴, 어른 주먹 크기 밖에 안 되는 작은 생명이 우리 가족이 된 것이다. 눈망울이 똘똘해서 이름을 ‘돌이’ 라고 지었는데, 녀석은 자기를 낳은 어미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로운 환경에 금방 적응하면서 잘 자랐다. 어릴 때부터 내가 저녁에 귀가할 때면 문소리를 듣고 자다가도 뛰어 나와서 나를 맞고 있으니 자식과 다를 바가 없다.

10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건강하고 탈 없이 살아주어서 고맙다는 생각이다. 어릴 때는 장난기도 있었고, 한창때는 동네 산을 늠름하게 올랐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산책을 하는 정도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기원하고 있지만, 사람이든 개이든 가는 세월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강아지 키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심각한 유기견 문제를 알게 됐고, 그런 연유로 카라( KARA)라는 동물보호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개는 말과 더불어서 인간과 함께 생활하고 인간 편에 서온 동물이다. 개를 어떻게 다루는가는 그 사회의 문명도를 보여준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 김종대 정의당 의원(비례, 초선)과 반려묘 ‘구이’

작년 초겨울, 동네에서 가냘픈 고양이 소리가 들렸다. 후미진 곳에서 들리는 울음소리를 찾아가 보니 갓 새끼를 낳은 것으로 보이는 어미 고양이가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고양이를 발견한 동네 사람들이 다가가 먹을 것을 주니, 낯선 이들의 냄새에 겁에 질렸는지 어미 고양이가 도망가 버렸다. 꼬물거리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졸지에 고아 신세가 되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반려묘 구이. 김종대 의원 제공.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반려묘 구이. 김종대 의원 제공.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반려묘 구이. 김종대 의원 제공.
김종대 정의당 의원과 반려묘 구이. 김종대 의원 제공.

안쓰러운 마음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거두어 먹이를 주고 정성을 다했더니 이제 우리 집이 자기 집인 양 한다. 길고양이가 집고양이가 된 흔치 않은 사례였다. 일 년 만에 제법 커서 이제는 갓 난 태를 벗고 청년 고양이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그중 한 마리, 수고양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동네 뒷산으로 들어가 버렸다. 남은 암고양이 ‘구이’는 돌봐준 은혜를 잊지 않고 끝까지 아직도 내 곁을 지킨다.

아직도 길에서의 야성이 남아있는지 수시로 집을 나가지만, 저녁이면 반드시 귀가한다. 아침에 나가 온종일 밖에서 놀다가, 퇴근하는 차 소리에 맞추어 집 앞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나와 출퇴근이 비슷하다. 이제는 집에 오면 고양이 안부를 먼저 챙기는 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정리/엄지원 김남일 송호진 송경화 김태규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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