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BAR_문재인 대통령, 국군의날에 사병과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문무대왕함에 마련된 식당에서 장병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평택/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 : 어떻게 식사들 맛있게 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나는 과거에 청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국회의원할 때도 국방위원 했기 때문에 해군 함선에 꽤 많이 승선해봤는데, 함내에서 식사하는 건 오늘이 처음인 거 같습니다.
오늘 국군의 날인데, 국군의날 되면 특식을 줍니까? (예, 그렇습니다) 요즘은 우리 군인들이 가장 바라는, 가장 인기 있는 특식이 뭐죠? 치킨? 피자? (예, 그렇습니다!) 햄버거? (예, 그렇습니다!) 옛날에 제가 군대 있을 때는 짜장면이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었고 가장 바라는 음식이었습니다.
문무대왕함은 저도 인연이 좀 있는데, 참여정부 때 진수가 됐습니다.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구축함이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이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참여정부 때 우리 문무대왕함뿐 아니라 독도함도 진수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도 진수했습니다. 저도 그 때 같이 참석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우리 해군력이 부쩍부쩍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서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그런 일이 지속되지 못하고 주춤한 느낌이 있는데, 우리가 육군 중심의 군 운영, 전력운용에서 이제는 육해공이 균형잡힌 운용으로 바뀌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해군 전력을 더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지스함도 우리가 더 많이 확보해야 하고, 잠수함도 우리가 북한에 대해 성능이나 전력은 월등하지만 척수 면에선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고, 북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SLBM도 곧 완성단계에 들어선다고 하니 우리가 잠수함 전력도 더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그런 데 대해서 우리 정부는 국방장관도 해군 출신으로 모시고, 국군의날 행사도 2함대에서 했는데, 어떻습니까? 좋죠? (네!) 오늘은 2함대에서 행사하다보니 정말 육해공군의 위용을 군인들이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됐습니다. 아마 이 위용들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때문에 뭔가 우리가 많이 꿀리는 것처럼 그렇게들 생각했는데 아마 오늘 우리가 갖고 있는 전력들, 그리고 여러 가지 시범들, 이런 거 보면서 야 우리가 북한이 덤비면 그냥 일거에 꼼짝 못하게 압도할 수 있겠다, 이런 식의 자신감들이 우리 장병들 사이에, 국민에게도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자신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가 늘 군부대 가면 강조하는 바인데, 우리 장병 여러분들은 물론 국방의 의무 다하기 위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임무가 그것만 있는 거 아니거든요. 국방의 의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군 생활 무사히 마치고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져서 가족들 품으로, 사회로 돌아가는 그것이 국방의 의무 못지않게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다 공감하죠? (예, 그렇습니다!) 그런 거 생각하면 우선은 자기 자신을 더 귀하게 여기면서 스스로 아끼고, 내가 귀한만큼 내 동료들 전우들도 아주 귀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더 아껴주고, 그렇게 하길 바랍니다. 우리 해군은 같은 배를 승선해서, 같은 생활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어느 군보다 전우애가 돈독하고 동료애 끈끈한데, 맞죠? (예!) 오늘 이런 기회 가져서 너무 기쁘고요, 군대생활 아주 잘 마치고 앞날에 축복, 행운이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그리고 직업군인의 길을 걷는 분께는 늘 무운이 함께하고 건승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숙 여사 : 대통령께서 하도 엄한 말씀만 하시는 거 같아서 제가 얘기하면서 생각이 났어요. 제가 우리 아들을 군대에 입대시키면서 애는 어땠는지 의무를 하겠다고 했는데, 엄마로서는 참 울고 좇아다니고, 위병소 가서도 울고 이랬어요. 나만 그랬겠습니까. 여러분 보내신 엄마들이 다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요. 국방의 의무 다하는 아들이 자랑스럽고 대견도 해서 ‘아 이만큼 컸구나’ 하지만, 그 서러운 건 ‘애가 가서 잘 있을까, 무사히 올까, 다치진 않을까’ 하는 그런 염려가 많아서 그렇게 두렵고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 다음에는 우리 애는 육군으로 갔는데, 육군 군대 일병, 이병, 상병, 병장 이것만 보면 우리 애랑 똑같아서 애를 보고 울고 가다가 먹을 거 주면서, 이렇게 하는 게 우리나라 국방의무인 거 같고, 그걸 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인 거 같아요. 그래서 오늘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여러분 중하게 살피고, 친구 중하게 살피고, 국방의 의무 잘하시고, 그래서 자랑스러운 군으로 갔으면 좋겠고, 여러분들은 혹시 여기 바깥에 애인 두고 온 사람들 없습니까? (일동 웃음) 저는 연애하던 중에 이 사람이 공수부대로 끌려간다고 (일동 웃음) 그래가지고 얼마나 걱정이 됐는지, 그때는 공수부대는 병사는 얼마 없었고, 직업군인인 하사, 중사, 상사이랬어요. 그래서 휴가 나올 때는 제발 같이 나오라고 해놓고 제발 조인트 까지 마라, 뺑뺑이 돌리지 말아라 그래 갖고 갔더니, 잘 보이려고 제가 술집에서 술 마시면서 노래도 불렀다니까요. (일동 웃음) 이런 게 생각나는 거 보면 또 바깥에 있는 애인이나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항상 염려하고 걱정하니 군 생활 꼭 건강하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시고 가족같이 생각하시면서 잘 임무 완성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가시길 빌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 봬서 정말 고맙습니다. (박수)
▲ 문 대통령 : 이 사람이요, 제가 그 입대할 때 훈련소 문 앞까지 가주고, 또 제가 제대할 때 제대하는 부대 문 앞에서 기다려 주고, 박수 한번 주세요. (박수)
아마 우리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장병들도 이 기회에 뭔가 하실 말씀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 좀 해보시렵니까?
- 박○○ 병장 : 정말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사님께서 이렇게 맛있는 치킨도 준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맛이 정말 또봉! 입니다. (일동 웃음) 내년부터 병사들의 월급이 인상된다고 들었습니다. 비록 저는 내년 1월 말에 전역 예정입니다. 인상된 월급을 한번밖에 못 받지만 다른 병사들이 이렇게 맛있는 치킨도 더 많이 먹을 수 있고, 미래를 위해 투자도 더 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군 병사들의 사기가 더 오를 수 있게 월급을 더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수) 저는 남은 군 생활 동안 해양수호에 앞장서는 정예해군으로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승.
- 장○○ 일병 : 정말 생각지 못하게 대통령님께서 문무대왕함을 방문해 주시고, 저도 이 식사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소망인데 대통령님께 이발 한번 해드리고 싶지만 (일동 웃음) 마음으로만 간직하고, 대신에 대통령님과 여사님과 사진을 한 컷만 찍을 수 있다면 정말 평생 소중하게 간직하고, 남은 군 생활 이발병으로서 최선을 다해 복무에 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승.
▲ 문 대통령 : 다들 사진 같이 할 거죠? 당장? (문 대통령 내외 좌우에, 장 이병이 가운데 서서 사진 찍음)
- 참석자 : 아들 같다. (일동 웃음)
◎ 김정숙 여사 : 정말 잘 생겼어요. (웃음)
- 김○○ 일병 : 제가 복무하고 있는 문무대왕함에 대통령님 오셔서 이렇게 식사자리 갖게 되어 정말 큰 영광입니다. 해군에 입대해 우리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제대하는 그날까지 군인으로, 제대 후에는 국민으로 항상 대통령님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개인적인 소망인데 대통령님이 하사하시는 휴가를 꼭 가고 싶습니다! (일동 웃음)(박수)
▲ 문 대통령 : (크게 웃음)대통령이 지시만 하면 되는 거예요?
- 김 일병 : 예, 그렇습니다.
- 참석자 : 지시해 주시면 제가 집행하겠습니다.
▲ 문 대통령 : 아마 우리 함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써 줄 것으로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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