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가 8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민의당을 향해 녹색당이 “그렇게 할 거면 ‘녹색’은 떼고 하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이 생명과 생태, 평화와 ‘새 정치’를 나타내는 녹색을 상징색으로 삼고서 이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녹색당은 11일 낸 성명에서, “국민의당이 지금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한 안철수 대표의 발언을 “오만하다”고 평가하며 “누가 그들에게 국회의 결정권을 줬는가”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이어 “지난 9월3일, 박지원 전 대표가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동성혼 동성애 개헌반대 국민대회’에 참석해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드시 막아내자’고 발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성소수자 혐오 정서에 편승해 시대 변화를 가로막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국민의당은 탄핵 이후 한국사회 개혁을 이끌 의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녹색당은 “국민의당이 그동안 말해온 녹색바람의 녹색은 이명박 정부가 말했던 녹색성장의 녹색과 다르지 않다”며 “지역에서는 개발주의 선봉에 서서 산과 강을 파내고 있고, 국회에서는 낡은 정치를 고집하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손잡고 정치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국민의당이 처음 녹색을 상징색으로 쓰겠다고 했을 때 통 크게 ‘멋있는 녹색은 열려 있으며 누구도 독차지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한다”며 “서는 데가 다르면 다른 색을 쓰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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