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 공동대표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언급한 데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기가 살아남기 위해 모든 행동을 하는 X놈.”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조원진(대구 달서병)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 공동대표가 욕설을 섞어가며 비판한 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였다. 조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홍준표씨의 치고 빠지기식 몰염치 행태에 10개월 이상 거짓 탄핵의 진실과 대한민국 정의를 위해 호소해왔던 보수우파 애국 국민들은 깊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지난 4월 “자유한국당이 보수정당으로서의 가치와 정체성을 담아낼수 없는 당이 됐다”며 탈당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와 탄핵 무효를 주장해온 조 의원이 욕설까지 써가며 ‘분노’한 이유는, 홍 대표가 최근 대구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 대표가 페이스북에 “무능한 정권”, “실패한 구체제”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자 결국 폭발한 것이다.
조 의원은 앞서 정론관 기자회견에서도 홍 대표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홍준표씨는 배신과 자기부정, 토사구팽의 파괴적 정치행보로 수백만 애국국민을 부정하고 자기 스스로 ‘나는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선거에 불리하다는 정략적 판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버리고 스스로를 부정하는 또 한 번의 자기배신을 자행하고 있다”, “아직 재판이 종료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무능’, ‘구체제’, ‘실패’, ‘몰락’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결코 옳지 않으며, 이는 마치 탄핵을 인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폄하하고 출당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지금 구형과 선고가 남아있는 이 시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오직 자신이 살기 위해서 배신의 칼을 꽂았다”, “무너져가는 당을 위기에서 구했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예의는 지켜주기 바란다.”
조 의원이 원색적으로 홍 대표를 비판한 데는, 홍 대표가 최근 조 의원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당협위원장이 2020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조 의원에게 홍 대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셈이다.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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