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의원이 15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보수 진영 비판에 “미국 가서 공부도 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본인부터 세탁기에 돌리고 돌아와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려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전 지사의 ‘패션 좌파’ 발언을 언급했다. 앞서 14일 홍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모 잘 만나 금수저 물고 태어나 돈으로 세습으로 지역구 물려받고 정치권에 들어와 서민 코스프레 하는 패션 좌파들이 한국 정치권에는 참 많다”며 “서민의 어려움을 알 리 없는 이들이 따뜻한 보수, 좌파정책을 내세우고 밤에는 강남 룸살롱을 전전하면서 술이 덜깨 아침회의 때 횡설수설하고 낮에는 서민인 척하는 그 모습들을 볼 때마다 역겨움을 느꼈다”는 글을 올렸다. 글이 올라오자 홍 전 지사가 바른정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전 전 의원은 일단 “홍 전 지사의 말이 맞다”며 “저도 그런 ‘얼치기 보수’ ‘금수저 세습정치인’ 봤다. (저도) 역겨웠다”며 “아침회의 때 전날 룸살롱에서 마신 술이 깨지 않아 제 바로 옆자리에서 그 역한 술 냄새를 피웠던 사람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은 ‘제 발이 저린다’는 듯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의 틀로 함부로 재단하는 홍 전 지사의 발언은 정서장애적 언행’이라고 했다”며 “바른정당도 그냥 가만있어야지 그것을 받아쳐 ‘바로 우리들 맞아요!’라고 인증샷 날렸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홍 전 지사도 그렇게 잘한 것은 없다”며 “속으로는 친박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저리치면서도 ‘박근혜 사면’이라는 위장 발언을 하고 ‘종북좌파 정권 막자’는 흘러간 유행가를 불렀다”고 홍 전 지사를 비판했다. “한국 보수의 자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능과 오만으로 가득찬 ‘대국민사기극’으로 모조리 말아먹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전 전 의원은 “홍 전 지사는 멀리 보고, 솔직하고 당당하게 말했어야 했다. ‘우리 박근혜를 버립시다!’라고 말이다”며 홍 전 지사가 대선 티브이(TV)토론회 당시 언급한 ‘세탁기 발언’을 인용했다. 그는 “홍 전 지사는 현실인식을 정확히 해야 한다. 미국 가서 공부도 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본인부터 세탁기에 돌리고 돌아와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바른 정당도 어떤 경우든 위선 떨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고, 보수유권자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니면 꽤 오랫동안 굳건한 ‘진보정권’의 곁에서 ‘부스러기 보수’로 명맥을 잇기도 힘들 것이다. 이 나라에 보수주의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보수 진영에 대한 경고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