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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의 ‘마지막 선택’은 안철수

등록 2017-04-30 15:10

김, 안 제의한 개혁공동정부위원장직 수락
한때 ‘안철수 멘토’였다가 2012년 때 새누리당행
박근혜와 틀어진 뒤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으로
안철수 공개 비난도 서슴잖았으나 결국 안에게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돌고 돌아 김종인의 선택은 결국 안철수였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제의한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안 후보 쪽에 합류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통합과 개혁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 업무를 맡아달라는 안 후보의 요청에 따라 개혁공동정부준비위를 오늘부로 가동한다”며 “위원장으로서 새 정부에 참여할 정파의 입장 조율과 인물 발탁을 위해 소임을 다할 것이고, 향후 통합정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이 안 후보에게로 발길을 돌리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 전 의원은 2011년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나 중도정당 창당을 구상했으나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려는 의사를 비치자 관계를 정리했다. 김 전 의원은 법륜스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과 함께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으나 결별 뒤 “당초 대통령감으로서 안 원장에게 관심을 가졌던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 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를 대통령감으로 점찍었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넘겨주고 박근혜 정권 개국공신이 됐다. 집권 뒤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을 폐기하자 김 전 의원은 그의 곁을 떠났다. 그리고 “나는 (경제민주화) 그게 될 것처럼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사라졌지 않느냐. 책임을 못 지게 돼 국민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사람 속까지 들여다볼 순 없으니 어쩌겠냐. 한때 내가 너무 과욕을 부린 모양이다. 앞으로는 더는 누구 자문도 안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의 ‘다짐’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6년 1월, 분당으로 누란의 위기에 몰린 민주당의 구원투수로 다시 ‘여의도 정치’의 전면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의 삼고초려였다. 그리고 당을 뛰쳐나가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독설을 내뿜었다.

“자기가 불리하니까 밖으로 나가버리는 사람이다. 소위 정치 행위라는 것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2016.1.14)

“내가 그 사람하고 많이 이야기를 해 봐서 그 사람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는 걸 잘 안다. 어떤 때에는 자신이 '버니 샌더스'(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라고 했다가 어떤 때에는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라고 했다가 왔다갔다…그 사람이 정직하지 않다.”(2016.2.10)

“정치에도 예의가 있어야 한다. (안 대표가) 정치를 잘못 배워서 그렇다.” (2016.3.9)

“한 사람(국민의당 안철수 공동 대표)은 절대로 토론해서 될 사람이 아니다. 그럼 왜 튀어나왔겠나? 토론해서 될 일이면 그 사람이 튀어나가지 않았다.”(2016.5.17)

김 전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번 후보로 5선에 성공했으나 문재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다 지난 3월 탈당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며 정운찬 전 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통합정부 연대를 모색했으나 불발에 그치자, 김 전 의원은 “안 전 대표도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다. 그 사람도 정상적인 사람이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 후보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그의 자세는 자신이 구상한 ‘통합연대’가 무산되고 본인이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가(4월5일) 일주일만에 접고 나자,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 “내가 다시 문재인을 지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고, 안철수 지지 여부는 생각 중이다. 안철수 본인이 직접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나는 지지 선언 못한다”(2017.4.18)는 단계로까지 나아갔다. 안 후보는 28일 밤, 김 전 의원의 바람대로 그를 만나 “직접 이야기”했고, 김 전 의원은 대선을 7일 앞두고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안 후보가 내세운 개혁공동정부 구성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내각 구성권과 관련해 공동정부준비위원회가 전권을 갖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공동정부 구성에 관한 인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나에게 권한이 없다고 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내각 구성권은 실질적으로 당선 여부에 매여 있어서 후보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걸 만들어줄 수 있는 데가 필요하다. 내가 상식선에 맞는 인물을 골라놓으면 최종적 판단은 당선자가 하는 거니 그건 별로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내각 추천권을 위임받은 것이냐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김 전 의원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 짓을 하겠나”라며 웃었다.

여러 대선 주자들을 둘러보다 본인이 직접 나서기까지 했던 김 전 의원은 안 후보에게로 급선회한 과정에 대해 ‘자존심’의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 창당 이후 안 후보에 대한 비난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합류하게 됐느냐’는 물음에 “나는 그 문제 분명히 얘기하겠다. 총선 때 안 후보 비난을 많이 했다. 극단적 말도 기억이 나는데, 지금 대통령 후보를 볼 때 2012년 대선도 그렇고 최선의 후보도 없고 차선도 별로 없고 차차선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공동정부구성위원회는 국민의당 소속된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뛰어들 시간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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